신동원號 농심, '삼성맨' 등 외부인재 영입…"해외사업 강화"

기사등록 2022/09/05 16:06:06 최종수정 2022/09/05 17:04:49

올 4월 삼성전자 출신 '해외통' 박윤희 상무, 농심 국제전략 책임임원으로

올 연말 辛회장 취임 후 두번째 정기인사, 대거 물갈이 전망도 "색깔 드러낼 듯"

[서울=뉴시스] 신동원 농심 회장의 모습.(사진=농심 제공)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신동원 회장이 이끄는 국내 최대 라면 기업 농심이 삼성전자 출신 해외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조직 쇄신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신 회장이 올 연말 두번째 정기 인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색깔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높다. 특히 농심이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기조여서 이번 인사의 방향성이 주목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은 약 30년간 삼성전자에서 해외사업 분야를 맡아 온 박윤희 상무를 국제사업부문 국제전략 책임 임원으로 영입했다.

1965년생인 박 책임임원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전자 해외본부 전자레인지 수출팀에 입사한 이후 해외지원팀 법인관리그룹 업무, 글로벌 마케팅, 중동지역 법인장 등을 지낸 '해외통'으로 꼽힌다.

농심에서는 해외 법인의 효과적 관리·지원, 중장기적 해외 거점 전략 수립 및 활발한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고 신춘호 창업주 시절부터 농심은 임원 발탁에 있어 최소 20년에서 40년까지 장기 근속한 내부 공채 출신 임원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최근 재계에 젊은 임원 바람이 부는 것과 달리, 현재 농심 임원 중에선 1970~1980년생을 찾아보기 어렵다. 농심의 최고위 전문경영인 박준 대표이사 부회장은 1948년생으로 대표 '장수 CEO'에 늘 꼽힌다.
 
때문에 이번 박 책임 임원 영입은 이례적으로 받아 들여진다. 현재 농심 임원 중 삼성맨 출신은 2년 전 합류한 조용철 마켓부문장(부사장)과 박 상무 등 2명이다.

농심의 잇단 외부인재 영입을 두고 업계에선 해외 사업 전략 강화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농심은 현재 30% 수준인 라면 해외 매출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출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는 신동원 농심 회장 취임 1년이 지나며 조직이 안정화 하자 농심 오너가 3세 신상열 상무 체제로 임원진 구성을 본격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신상열 상무는 신 회장의 장남으로 1993년생이다. 2018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3월부터 농심에서 일해 왔다. 지난해 신동원 회장 취임 이후 상무로 승진했다.

농심은 올 2분기 24년 만에 국내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하다 보니 글로벌 사업 확장에 더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총수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 그 해에는 조직 안정을 위해 정기 인사 변동폭이 작지만, 이듬해에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곤 한다"며 "올해 농심의 인사가 눈길을 끄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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