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미국, 한국 등에 칼 꽂아…가치동맹 산산조각"

기사등록 2022/09/04 15:23:30

"미, 인플레감축법으로 한국 배신·뒤통수"

"미, 韓우려 사실상 미대응…한국 모욕"

"尹정부 한미 외교 추구…되레 함정 돼"

"미 '가치동맹'은 자국 우선주의일 뿐"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6월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중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한국에 등을 찌른 미국의 칼날이 미국의 '가치(동맹)'을 산산조각 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일자 사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한국 전기차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꼬집으면서 미국의 가치 동맹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일 안보실장을 하와이로 초청해 '안보' 회담을 했지만, 당초 중국 도전에 대한 대응 주제에서 벗어나 최근 한·미 간 경제 마찰이 두드러지면서 '연대'에 균열이 생겼다"고 비꼬았다.

이어 인플레 감축법을 언급, "이 법은 한국 기업을 극도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할 것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인 현대차는 현재 입지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에 "한국 언론들은 미국의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원칙 위반을 '슬라이딩 태클'이라고 표현했고, 한국은 IRA을 '배신'이자 '뒤통수'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반응에 대해선 "'놀랐다'면서 유감을 표했지만 이것은 처음부터 한국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진심 어린 반응이었어야 했다. 그러나 거듭된 협상 끝에 '다시 논의하자'는 뜻만 무심하게 피력했을 뿐 실제 한국 측 우려에는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오만과 무관심은 한국 자존심에 대한 모욕"이라고 갈등을 부추겼다.

또 미국의 '뒤통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면서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때 한국은 자국 자동차 시장을 더욱 개방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한국 여객 및 화물 미니밴에 대한 25% 수입 관세를 2041년까지 연장했다고 언급, "미국은 많은 사례에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이자 '유일하게' 추구한다"고 비난했다.

[마드리드=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갈라 만찬에서 기념촬영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이 때 바이든 대통령은 '노 룩'(no look) 악수로 비판을 받았다. 미국은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한국 전기차를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매체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과의 외교 교류를 적극 추진해 왔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큰 함정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의 이번 반발은 "어느 정도의 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가치 동맹'은 미국의 이익에 대한 동맹국의 무조건적인 복종을 의미한다"면서 "미국의 미소 뒤엔 '더욱 교활하고 사악해진 미국 우선주의'가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역사는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강한 열망을 반복적으로 보여줬다"며 "어떤 의미에서 가치라는 수사학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적이 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친구가 되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했던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그 논쟁은 이제 막 이것을 증명했다. 미국의 위선적인 얼굴과 이른바 '태평양 전략'의 진정한 목적에 의구심을 제기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 아니며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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