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솔 최초로 게임스컴 수상작 선정…3관왕 영예
대중화 추세 '소울라이크' 장르 도전…피노키오로 재해석
200만장 판매 예상…네오위즈 체질개선 노력 성과로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네오위즈 콘솔 게임 신작 ‘P의 거짓’이 세계 3개 게임 전시회 중 하나인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수성하고 외신에서는 호평이 잇따르는 등 전세계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콘솔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에 도전해온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P의 거짓 수상을 계기로 콘솔 게임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 게임업계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3대 게임쇼 게임스컴이 진행한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네오위즈 ‘P의 거짓’이 한국 게임사 최초로 3관왕을 달성했다.▲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등을 수상했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 싱글 플레이 액션 RPG이다.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고전 ‘피노키오’를 잔혹동화로 각색했다. 현재 콘솔 및 PC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며, 2023년 출시 예정이다.
실제 게임스컴 전시장에 마련된 네오위즈 부스에는 장시간 긴 대기줄이 형성될 정도로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외신들도 일제히 호평을 내놓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게임 매거진 ‘PC 게이머’는 “피노키오를 소재로한 소울라이크 장르라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고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일본 최대 콘솔 게임 주간지 ‘패미통’은 “P의 거짓 전투 장면은 아름답고 스타일리쉬하다”고 전했다.
◆콘솔 게임 최초로 게임스컴 수상작 선정…'소울라이크' 장르로 차별화
한국 콘솔 게임이 게임스컴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성과는 P의 거짓의 ‘소울라이크’ 장르적 특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암울한 세계관, 고도의 게임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소울라이크 게임은 매니아적인 장르로 분류됐지만, '엘든링' 흥행을 계기로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엘든링은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수상한 소울라이크 게임이다. 지난 2월 출시된 후 전세계 누적 판매량 1700만장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 장르이지만 고전동화 ‘피노키오’를 차용해 성인 잔혹극으로 표현한 것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원한 타격감, 독특한 세계관, 사실적인 그래픽 등도 호평을 받았다.
개발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P의 거짓을 개발한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는 콘솔 위주의 프로젝트를 제작하는 팀이다. 게임성으로 승부하기를 원하는 개발자들이 모였다. 콘솔 게임 ‘블레스 언리쉬드’를 개발한 경험을 기반으로 P의 거짓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P의 거짓을 개발한 최지원 PD는 지난해 11월 진행한 미디어 인터뷰에서 "소울라이크 장르는 특정 제작사만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금단의 영역이라고 말하지만 이 영역을 한 번 허물고 싶다"며"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제작사가 있다는 평을 듣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P의 거짓 글로벌 흥행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게임패스 입점을 결정하면서 글로벌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게임패스에 입점한 게임은 동시접속자수가 2배가량 늘어나고 오래된 게임의 경우 최대 32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가에서는 P의 거짓 예상 판매량을 200만장으로 점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P의 거짓은 엘든링과 달리 오픈월드가 아닌 선형 공간으로 개발했고 개발비도 엘든링의 20% 수준인 200억원대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서도 "게임즈컴에서 인정받은 완성도를 고려하면 연간 200만장 수준의 판매량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콘솔 게임 등 다양한 장르 게임 개발 노력 결실
P의 거짓 수상은 네오위즈가 콘솔 게임 개발에 꾸준히 도전해왔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네오위즈는 리듬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를 콘솔로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인디게임 ‘스컬’도 스팀에 이어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한 바 있다.
1997년 설립된 네오위즈는 9명의 공동창업자가 함께 설립한 게임사다. 1세대 커뮤니티 서비스 ‘세이클럽’으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2003년 피망 런칭, 2005년 ‘스페셜 포스’, 2007년 아바(A.V.A) 해외 수출, 2014년 ‘피망 뉴맞고’ 모바일 출시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한때는 게임 넥슨,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3N과 함께 묶여 4N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실적이 주춤하면서 네오위즈는 ‘퍼블리셔’에서 ‘개발사’로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주력 사업인 ‘웹보드 게임’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모바일,PC,콘솔, 스팀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RPG, FPS, 소울라이크, 소셜카지노 등 여러 장르의 게임을 섭렵했으며, 최근에는 ‘블록체인’ 사업도 진출했다. 또 P의 거짓 출시로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게 됐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소울라이크 장르가 주류 게임이 아니지만 해외에서는 많은 매니아층이 있는 장르”라며“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를 국내에서 잘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을 불식하고 완성도, 게임성 측면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