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준 후보자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 판결, 무척 송구"

기사등록 2022/08/30 17:23:11

"국민 눈높이서 보기에 부족함 많아"

"사회적 약자에 더 큰 관심 기울일 것"

국회 인사청문회 이어 재차 입장 밝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친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 후보자가 8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의 해고 판결에 대해 "무척 송구스럽다"며 재차 입장을 밝혔다.

김재형(57·18기) 대법관이 이번주 중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가운데, 국회 동의가 없으면 대법관이 공석으로 남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 후보자는 30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전날 인사청문회는 저의 지난 삶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법관으로서 소명의식을 다시 새기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위원님들의 말씀 모두가, 국민들께서 후보자인 저에게 직접 주시는 말씀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기대에는 더욱 부응하고 우려하시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끊임없는 성찰과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된 수입금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 사건을 재차 언급했다. 오 후보자는 과거 이 버스기사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대법관 후보자로서 무척 송구스럽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동안 법관으로 일하면서 매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사정을 세세히 살펴 가장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고자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시기에 아직 부족함이 많고, 사회적 약자의 어려운 처지와 아픔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깊이 깨닫게 됐다"고 했다.

오 후보자는 "만일 제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법관이 된다면, 국민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로 법 앞의 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는 전날 8시간여 동안 오 후보자를 상대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대법관은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데, 여야는 조만간 회의를 소집해 오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인지 여부를 논의한다.

일각에선 오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되는 첫 대법관이라는 점에서 야당이 쉽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야당이 이번주 중 오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거부한다면, 대법관 14명 중 1명이 공석으로 남게 된다. 김 대법관은 오는 1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국회의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면서 2개월여 동안 대법관 한 자리가 공석으로 남게 된 사례가 있다.

만약 후임 대법관 인선이 지연된다면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사건 심리와 선고에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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