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에너지값 폭등 억제 긴급 조치 준비"…9월9일 장관회의 개최

기사등록 2022/08/30 10:48:36

가격상한제·구조개혁 등 논의할듯

[브뤼셀=AP/뉴시스]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과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지난해 10월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2.05.12.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유럽연합(EU)이 에너지 가격 폭등을 억제하기 위한 비상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값이 더 싼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전력 요금 급등을 억제하는 것과 같은 전력시장 구조 개혁뿐 아니라 전기비 폭등을 막기 위한 긴급 개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가스가격이 전력시장 가격 결정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가격이 궤도를 이탈하고 있어 (전력시장과 가스시장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생가능에너지가 더 싼 값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비용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하루 아침에 달성할 수 없는 것이어서 단기적인 대응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우 신속하게 적용 가능한 비상 수단 역시 필요하다"면서 "아마도 몇주 안에 대응이 나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EU 집행위원회의 대응은 석유메이저 셸의 경고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 셸 최고경영자(CEO) 벤 반 뷰든은 최근 유럽이 앞으로 수년간 에너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 뷰든은 앞으로 어떻게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는 수많은 겨울철 에너지 위기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면서 에너지 효율 제고, 에너지 배급제, 그리고 아주 신속한 대체 에너지원 확보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에너지 위기는 EU 회원국간 '연대'를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각국 정부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대형 산업체들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을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유럽 전력요금 기준물은 지난 10년 평균 가격에 비해 10배 높은 수준으로 폭등했다. 가스 가격이 14배 폭등한 결과다.

유럽이 경제제재에 나서자 러시아가 유럽 에너지 공급을 대거 감축하면서 유럽 가스 가격과 전기비가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가스 업체들이 가격 폭등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전력업체들을 비롯한 유틸리티 업체들은 파산 위기에 내몰려 있다.

독일 최대 유틸리티 업체 가운데 한 곳인 유니페어는 국영 KFW 은행에 단기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뒤셀도르프에 본사가 있는 유니페어는 유럽 내 러시아 가스 최대 소비자다.

오스트리아 최대 에너지 업체인 빈에네르기도 가스·전기 도매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운영자금 마련이 어려울 정도라면서 정부에 구제금융 지원을 놓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U 에너지 관련 장관들은 다음 달 9일 모여 가스요금 급등과 관련해 머리를 맞댄다.

EU 순회의장국인 체코의 요세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EU 에너지위원회 특별 회의를 개최한다"며 "에너지 시장을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체코 페트르 피알라 총리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논의한 뒤 에너지 요금 상승은 범유럽 문제이므로 EU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선 전기발전에 사용되는 가스요금 상한제와 전력시장 구조 개혁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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