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이드라인 조만간 발표
원치않는 임신에 낙태 예방 목적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일본 정부가 산모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비밀 출산'을 도입하기로 하고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해 "관련 단체 등에서 강하게 요청해 가능한 한 빨리 공식적으로 인정할 방침"이라며 "아기의 알 권리나 진료상 문제, 호적 부여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밀(内密) 출산으로도 불리는 비밀 출산은 임신부가 자신의 개인 정보를 병원 담당자 한 명에게만 알리고, 아기를 낳는 방식이다. 진료 카드에는 가명을 기입하고, 정부는 산모 정보를 취득하지 못한다. 아이가 커서 자신의 출신에 대해 알고 싶어하면 병원 상담실장에게만 밝힌 관련 정보가 공개된다. 원치 않는 임신을 숨기려고 적절치 않은 환경에서 분만을 하거나 아기가 버려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일본에서는 2019년 구마모토현 지케이병원이 산모의 익명을 인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쟁점이 됐다. 이 병원은 실제 지난해 12월 자신의 부모, 아기 아빠에게 알려지는 게 싫어 신분을 숨긴 채 출산을 하고 싶다는 한 10대의 요청에 응했다. 아사히 신문은 지난해 말까지 비밀 출산과 관련해 5건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가이드라인에는 병원이 산모에게 '태어날 아이가 자신의 출생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병원은 아기 부모의 성명 등 신상 정보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
다만 부모의 신상 정보를 병원에서 관리할지를 두고서는 공적 기관이 보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법률 개정이나 제정 없이 가이드라인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2014년 비밀 출산을 법제화한 독일은 산모 정보를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고, 열람 권한은 아이에게만 인정하는 방식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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