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 우윳값 도미노 인상 전망 "실적 하락에 인상폭 클 듯"

기사등록 2022/08/29 16:43:28 최종수정 2022/08/29 17:43:42

낙농협회, 先 원유가격 인상 後 낙농제도 개편 요구

추석전 원유가격 인상합의 예상…1ℓ당 58원 가능해

추석후 유가공 업체, 최소 500원 판가 인상 나설 듯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우유가 원유가격 최대 인상을 가정하고 낙농가에 차액을 선지급하기로 하면서 '밀크플레이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2022.08.19.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추석 명절이 끝난 직후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는 원유 가격 인상 폭이 다른 해와 달리 클 수 있는데다 유가공 업체들의 수익성이 낮아져 유제품 가격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곡물 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물류비 등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 만큼 원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시기에 이를 포함해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낙농협회, 先 원유가격 인상 後 낙농제도 개편 요구
낙농 정책 변경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최근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가 신뢰 훼손을 이유로 낙농 제도 개편 논의 중단을 선언한 지 한달 만의 결정이다.

낙농협회는 올해 원유가격 인상분을 먼저 확정하고 차등가격제에 대한 논의하자는 의사를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농가의 어려움이 많은 만큼 먼저 원유 가격을 올려주면 제도 개편을 일부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원유 가격은 2020년 이월된 생산단가 인상분 18원에 더해 올해 상승한 생산단가 34원까지 합쳐 52원±10%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올해 원유 가격은 적게는 47원에서 많게는 58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대체적인 견해는 58원으로 결정될 수 있다고 모아진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지난 16일 낙농가(조합원)들을 지원하기 위해선 자금 지원을 결정할 당시 원유 1ℓ 당 58원 인상을 기준으로 월 3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우유가 원유가격 최대 인상을 가정하고 낙농가에 차액을 선지급하기로 하면서 '밀크플레이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보행로 광고판에 서울우유 광고가 게시돼있다. 2022.08.19. kgb@newsis.com


 ◆추석 끝난 뒤 유가공업체 인상 본격 나설 듯
정부와 낙농협회의 원유 가격 인상이 추석 전으로 마무리될 경우 추석이 끝난 직후부터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 등 주요 유가공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주요 유가공업체들은 지난해 21원(2.3%)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주요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200원 가량 인상했다. 올해는 원유 가격 인상폭이 지난해의 2배를 넘을 수 있어 유제품 가격 인상폭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업체들의 올 상반기 수익성 하락은 제품 가격 인상 폭을 키우는 요소다.

매일유업은 올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28.20% 감소한 3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해외 수입 곡물 가격 상승, 환율 상승에 따른 포장재 등 원부자재 구입 비용 증가, 물류비 인상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남양유업도 올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21.61% 늘어난 4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일유업과 마찬가지로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낮추는 원인이 됐다.

◆추석 끝나고 최소 500원 이상 제품 가격 인상 '유력'
관심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언제 제품 가격을 올릴 지, 얼마나 올릴 지 여부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식품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업계 1위가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선 뒤 2~3위 업체들이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유업계 내부에선 추석 이전 원유가격 인상폭이 결정될 경우 서울우유가 추석이 끝난 직후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후 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 등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인상폭은 업체별로 다르겠지만 5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원유 가격 인상분에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비 상승분을 포함해야 기업의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수 있다는 명분이 작용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이후 유제품 가격 인상 폭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단순히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이 아닌 원부자재 상승 부담 등도 인상폭을 넓히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