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검은 그림자' 다크버스…"방치하면 사이버범죄 아지트될 것"

기사등록 2022/08/26 10:19:25 최종수정 2022/08/26 14:07:43

트랜드마이크로, 메타버스 악용해 만든 가상공간 '다크버스' 문제 부각

NFT 자금세탁 경로 악용…가짜뉴스, 사이버 사기 등 판칠 것

관할권 등 이유로 사이버 범죄자 등 은신처로 악용될 우려 높아

트렌드마이크로 “당국·업계, 다크버스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 나서야” 촉구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글로벌 보안기업 트렌드마이크로가 25일 '인터넷 경험을 노리는 사이버 보안위협' 보고서를 통해 법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다크버스(Darkverse)'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다크버스는 메타버스를 악용해 만든 가상공간으로, 메타버스 관련 사이버 범죄를 가속화할 요소로 꼽힌다.

트렌드마이크로는 다크버스의 위협에 대해 우선 대체불가토큰(NFT)은 메타버스에서 소유권을 통제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서 피싱, 랜섬웨어, 사기행위와 같은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크버스에서 자금력을 확보하기 위해 메타버스 내 NTF를 노린 범죄가 발생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어 다크버스는 수사기관의 추적, 감시, 잠입이 어려우므로 불법 및 범죄 행위를 저지르기 위한 아지트가 되고, 실제로 경찰이 나서기까지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또 메타버스 내 고액 부동산과 NFT가 범죄자의 자금 세탁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과 사회공학 기법, 허위 선전, 가짜뉴스는 사이버 물리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범죄자들과 주요 인사들은 이같은 내용으로 특정 주제에 민감한 취약층을 겨냥할 것이라고 트렌드마이크로는 전했다.

개인정보보호도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트렌드마이크로는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공간 관리자는 사용자의 행동에 막대한 가시성을 가질 수 있으므로 개인정보 보호의 개념이 재정의될 것”이라며 “특히 가상공간을 이용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던 프라이버시는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렌드마이크로의 예상처럼 다크버스는 메타버스 형식의 다크웹과 유사하게 형성될 전망으로, 위협 행위자들이 불법 행위를 공모하고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

사용자가 지정된 물리적 장소에 있을 경우에만 다크버스에 접속이 가능해 기존 폐쇄형 범죄 커뮤니티에 추가적 보호장치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경찰도 정확한 인증 없이는 다크버스에서 운영되는 지하시장에 잠입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트렌드마이크로는 예상했다.

결국 다크버스를 은신처로 삼아 금융 및 전자상거래 사기부터 NFT 절도, 랜섬웨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협이 확산될 우려가 높다. 또 메타버스의 사이버 물리 특성이 위협 행위자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가능성도 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인프라 관리자들이 운영하는 디지털 트윈 공간을 위협해 산업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왜곡하는 사이버 범죄 행위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메타버스 이용자들의 아바타에 멀웨어를 유포해 물리적 손상을 일으키는 범죄 행위는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렌드마이크로의 관계 당국과 업계가 ▲메타버스 내 사용자 언행에 대한 책임 ▲저작권 침해 감시 ▲봇 여부 판단 ▲독과점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문제 ▲메타버스 범죄에 소요되는 비용과 관할권  문제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빌 말릭 트렌드마이크로 인프라 전략 부문 부사장은 “메타버스는 차세대 인터넷 시대를 정의하는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첨단 기술”이라며 “향후 메타버스의 개발 방향을 막론하고 위협 행위자의 악용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비용과 관할권 문제를 고려할 때, 수사기관은 메타버스의 전반적 감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몇 년을 보낼 것”이라며 “보안 커뮤니티가 지금 개입하지 않는다면 디지털 시대의 문턱에서 새로운 무법지대가 도래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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