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강남역·광화문·도림천에 우선 빗물터널 설치" 지시(종합)

기사등록 2022/08/23 18:13:04

尹 "2011년에 빗물터널을 더 설치했다면" 탄식

신월동 대심도 빗물터널서 "7개 더 설치했다면"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양천구 대심도 빗물터널(지하저류시설)을 방문해 유수지를 이동하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2.08.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집중호우 침수방지를 위해 강남역·광화문·도림천에 빗물터널 우선 설치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대심도 빗물터널(지하저류시설)을 방문해 "2011년 발표한 건축계획이 실현됐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찾은 '대심도 빗물터널'은 간단하게 말해 지하에 설치된 큰 터널이다. 큰 비가 내리면 인근 지역의 물이 바로 이 터널로 빠진 뒤 호우가 끝나면 인근의 하천으로 빗물이 빠진다. 

특히 신월동의 대심도 빗물터널은 수영장 160개 분량의 물(약 32만㎥)을 저장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지하저류시설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신월동, 화곡동 등 인근 지역(총 12.5㎢)에 내린 빗물이 일시에 저장되며 비가 그치면 펌프장을 통해 저류된 물이 안양천으로 배출된다.

녹색 민방위복을 입고 이 곳을 찾은 윤 대통령은 "서울시에서 2011년에 발표한 상습침수지역 7곳의 대심도 빗물터널 건축계획이 당초대로 설치됐다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현저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행정 결정에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이 자리에 동행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윤 대통령에 "10년 전에도 반대한 전문가들이 꽤 있었다"며 "그 사람들은 지금도 반대한다, TV토론 같은 데 나오면"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신월동 대심도 (빗물)터널이 다 입증을 했다. 증명을 했는데도 (그런가)"라고 의아하다는 듯 말을 보탰다.

실제 상습 침수지역이던 신월동은 2020년 대심도 빗물터널 시설이 운영된 뒤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벌어지지 않았다. 올해 폭우에도 수해 피해는 거의 없었다.

윤 대통령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이 일상화되면서 우리나라도 6~7월 장마철이 지난 뒤 다시 폭우가 내리는 양상이 고착화됐다"며 "전례 없는 기록적인 폭우가 언제든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심도 빗물터널 건설과 같은 근본적인 도시안전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침수 우려가 큰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일대에 우선적으로 신월동과 유사한 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와 환경부가 서울시를 재정적·행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일정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 최상대 기재부 2차관, 이기재 양천구청장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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