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고나라'에 LG 롤러블폰 500만원 판매글 게시돼
삼성, 병풍·롤러블 등 신형 디스플레이 특허 출원
中 업체도 거센 약진…시제품 공개·특허 출원 맞불 등
당면 전장은 '폴더블폰'…롤러블폰 상용화, 아직은 요원
◆"LG 롤러블폰 팝니다"에 이목 집중…'기대 이상' 호평 이어져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중고거래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LG전자 롤러블폰 실물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고거래 대표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LG 롤러블폰을 50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현재 원본 글은 삭제됐지만 실물 사진이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4월 모바일 사업 완전 철수를 결정하면서 롤러블폰 출시도 백지화됐지만, 일부 시제품이 선물 형태로 시장에 풀린 것으로 보인다. 롤러블폰 판매자는 기기 사진과 함께 LG전자가 전한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편지를 통해 "세계 최초의 롤러블폰이자 LG 스마트폰의 마지막 작품"이라며 "롤러블폰을 개발한 도전 정신과 혁신 역량은 LG의 전 사업 부문으로 이어져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고장터에 롤러블폰 판매글이 올라오기 전에도 LG 롤러블폰의 구동 영상이 공개되며 관심을 끈 바 있다. IT 유튜브 '체크아웃테크'는 LG 롤러블폰을 직접 구동하는 25초 분량의 동영상을 지난달 게시했다. 영상속 LG 롤러블폰은 특정 버튼을 터치하자 디스플레이가 우측으로 약 1.5배 가량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LG 롤러블폰의 실물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면서 롤러블폰 '바통'을 이어받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초 폴더블폰' 삼성, '최초 롤러블폰 상용화'까지 거머쥘까
'차세대 폼팩터' 경쟁인 만큼 폴더블폰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단연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폴더블과 롤러블 기술을 접목해 디스플레이를 넓힐 수 있는 다중접이 전자기기를 비롯해 롤러블폰과 슬라이드폰 등 새 폼팩터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와 5월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른바 '병풍 폰'으로 불리는 여러 번 접는 디스플레이, 슬라이드 방식으로 화면이 늘어나는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 등 외신에서는 "삼성전자가 접거나(폴더블) 말 수 있는(롤러블) 모든 형태의 기기를 실험하고 있다"며 "롤러블 폰은 삼성전자가 정복해야 할 새로운 영역이다. 이같은 또다른 폼팩터를 통해 삼성이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롤러블폰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추격 중인 중국업체들이 롤러블폰에서도 도전장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오포는 지난 2020년 롤러블폰 콘셉트를 공개한 이후 올해 2월 열린 세계 최대 국제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에서 롤러블폰 '오포 X 2021'의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MWC 당시 오포 X 2021은 관람객들이 직접 조작해볼 수 없게 전시장 안에서 디스플레이가 말렸다 펴지는 모습 만을 보여줬다.
오포를 제외한 다른 중국업체들도 롤러블폰 개발에 잇따라 합류하고 있다. TCL도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을 결합한 '폴드앤롤'의 시제품을 지난해 12월 선보였다. LG나 오포의 롤러블폰과 반대로 좌측으로 화면이 넓어지는 형태다. 해당 제품은 최소 6.8인치의 디스플레이에서 제품을 완전히 편 뒤 롤러블 기능까지 활용했을 때 최대 10인치까지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 또한 지난해 말 WIPO에 롤러블 스마트폰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화면을 누를 때마다 디스플레이가 확장되는 기술이다. 화웨이의 롤러블폰은 화면을 터치할 때마다 디스플레이 면적이 최소 35%에서 최대 70%까지 두 차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6.5인치의 기본 디스플레이에서 최대 11인치까지 늘릴 수 있는 셈이다.
레노버의 자회사인 모토로라도 올해부터 롤러블폰인 '펠릭스'(가칭) 개발에 나섰다는 업계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토로라의 폴더블폰은 아직 적용 기술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레이저 폴더블폰'과 유사한 디자인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까진 '폴더블폰 전쟁' 이어질 듯…롤러블폰 상용화, 아직은 군불만
다만 삼성전자와 중국업체들 모두 명확한 제품 출시 일정은 안갯속에 빠져 있다. 공식 행사에서 시제품을 공개하며 기대를 모았던 오포의 경우에도 향후 추가 단서가 제공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폴더블폰 사업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해 롤러블폰 프로젝트를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 하반기 치열한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경쟁이 예고된 만큼 오포의 사례와 같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한동안은 롤러블폰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를 '폴더블 대중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갤럭시 Z 폴드4와 플립4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최소 5종 이상의 폴더블폰이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삼성전자가 폴드·플립4를 공개한 직후 모토로라와 샤오미가 각각 폴더블폰 신작인 '레이저 2022'와 '믹스폴드2'를 선보였고, 오포·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차세대 폴더블폰 출시 계획을 밝힌 상태다.
아직 폴더블폰도 '신형 폼팩터'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혁신 폼팩터인 롤러블폰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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