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8개월 만에 꺾였다...집값 전망 사상 최저

기사등록 2022/08/23 06:00:00

8월 기대인플레이션율 4.3%…0.4%p↓

소비자심리지수 88.8…2.8p 상승

주택가격 전망지수 76…사상 최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찾아온 물가 상승의 타격을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더 심하게 입은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 가구인 1분위는 가처분 소득의 3/4 이상을 식비·주거비·교통비 등 필수 생계비로 쓴 반면, 상위 20% 가구인 5분위는 가처분 소득의 1/4만 생계비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08.2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치솟는 물가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전망하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반면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년 후 집값이 현재 수준 보다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 전환한 것은 2021년 12월(-0.1%포인트) 이후 8개월 만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향후 1년 후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기대인플레가 4.3%라는 것은 물가가 상승세를 지속해 1년 후 이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2월 2.0%로 2%대에 진입한 후 올해 3월까지 1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이후 4월부터 6월까지 3%대를, 7~8월에는 4%대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7월~2009년 7월과 유럽 재정위기와 일본 지진이 있던 2011년 3월부터 1년 간 4%대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 인식'은 5.1%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팀장은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물가 정점 기대감이 커진데다 우리나라도 9~10월에 물가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유가가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반면 6%대의 물가가 지속되고 있고, 폭우 등으로 채소류 등 생활 물가가 오르면서 '물가 인식'은 여전히 높게 유지된 것 같다"며 "여름철 폭염과 추석 등 물가 상방 요인과 미국 등 글로벌 물가 정점 기대감, 국제유가 하락과 같은 하방요인 등 상·하방 요인이 겹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지속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5% 이하의 응답은 늘어난 반면, 5% 이상 응답은 줄었다. 5~6%가 17.3%로 2.3%포인트 줄었고 6% 이상도 19.2%로 5.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1~2%, 2~3%는 각각 2.3%포인트, 1.5%포인트 증가했다. 3~4%로 내다본 경우도 17.6%로 한 달 새 1.4%포인트 늘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47.5%), 석유류제품(47.0%), 공공요금(45.6%)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농축수산물(7.4%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21.0%포인트), 공공요금(-2.9%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2.8포인트 상승한 88.8로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지난해 12월 3.8포인트 하락한 후 방역 조치 완화와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해 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심리지수는 6월에 이어 2개월째 100아래를 기록하고 있다.

황 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는 고물가,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지속되고 있으나 물가 정점, 글로벌 통화긴축 속도조절 기대 등으로 전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이 늘면서 집값 전망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한 76로 집계돼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13년 1월 관련 통계 작성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고, 낮으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 2월 97을 기록해 2020년 5월(9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이후 3월부터 다시 100을 넘었으나 6월 98을 기록하면서 4개월 만에 다시 100아래로 내려갔다.

황 팀장은 "최근 들어 서울과 지방 등 전국적인 주택 매매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고,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지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폭우로 취소가 되긴 했지만 조사 당시 250만호 이상의 주택 공급계획 발표가 예고 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항목 중 현재생활형편CSI는 8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고, 6개월 뒤를 전망한 생활형편전망CSI은 83으로 전월 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은 94로 1포인트 올랐고, 소비지출전망은 110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내렸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47로 전월 보다 4포인트나 상승했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58로 전월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72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고,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58로 8포인트 낮아졌다. 금리수준전망은 전월보다 3포인트 낮아진 14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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