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속 미래투자 위축없다' 넷마블 상반기 R&D투자액 4천억 돌파

기사등록 2022/08/22 08:17:45 최종수정 2022/08/22 08:30:12

넷마블 R&D 투자액 업계 최고…매출 1.2조원의 31.4% 수준

최근 3년 상승…2019년 4589억·2020년 5193억·2021년 5618억

AI센터 R&D 강화…'사람과 함께 노는 지능적인 AI' 목표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넷마블의 올해 상반기 R&D(연구개발) 투자액이 사상 최초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넷마블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은 최근 공시한 반기보고서 기준 2022년 상반기 R&D 투자에 4063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상반기 매출액 1조 2921억원의 31.4%에 해당한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30%를 넘긴 것 뿐만 아니라, 상반기에만 4000억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넷마블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미래를 위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넷마블의 2021년 연간 R&D 투자 금액이 총 5618억원임을 감안하면, 상반기에만 한 해 R&D투자 금액의 72.3%를 소진했다. 하반기에도 동일한 비율로 계산해보면 연간 8126억원을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넷마블은 해마다 R&D 투자를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4129억원, 2019년 4589억원, 2020년 5193억원을 넘어섰고, 2021년에는 5618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R&D 투자를 기록했다.

주요 게임사들의 R&D 투자금액과 매출액 대비 비중을 살펴보면 2021년 연간 기준으로 엔씨소프트는 4288억원(18.6%), 크래프톤 3652억원(19.4%), 카카오게임즈 725억원(7.2%)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넷마블이 4063억원(31.4%)으로 가장 많았다. 엔씨소프트 2318억원(16.3%), 크래프톤 2278억원(24.1%), 카카오게임즈 563억원(9.3%)으로 집계됐다.

넷마블의 R&D는 인공지능(AI)과 빅테이터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향후 이용자 패턴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게임으로 진화하는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8년에는 AI 기술의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보다 심도 있게 기술을 개발하고자 전담 연구 조직인 AI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AI 연구 및 기술개발을 담당하는 '마젤란실'과 데이터분석을 통한 AI서비스 개발을 하는 '콜럼버스실' 등 10여개 부서가 R&D 연구 및 개발의 핵심이다.

넷마블은 연구개발을 통해 ▲게임 이상 탐지 시스템 ▲프로필 서비스 시스템 ▲게임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 ▲게임 밸런스 시스템 등 총 12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향후에는 최신 AI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연구 및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 외에도 전통적 방화벽/네트워크 구조를 탈피한 지능망, 원 클라우드 부문에도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넷마블 사옥. (사진=넷마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람과 함께 노는 지능적인 AI 만든다"

넷마블은 게임 이용자들의 만족도와 게임 개발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다양한 AI 기술을 연구해왔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과 함께 노는 지능적인 AI'를 만드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게임 내에서 AI가 이용자 플레이 수준과 패턴을 분석해 적절한 난이도의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게임 플레이 도중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대전 스킬을 발휘하는 것 등이다.

이런 AI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설립한 넷마블 AI센터는 '마젤란실'과 '콜럼버스실'로 구분된다.

'마젤란실'은 지능형 게임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밸런싱AI팀, 음성언어AI팀, AI서비스개발팀 등으로 구성됐다. 넷마블 지능형 게임의 핵심은 AI 플레이어가 이용자 패턴을 학습해 지속적인 재미 요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AI 플레이어는 이용자들을 상대하는 것 외에도 게임 밸런싱과 QA(Quality Assurance) 등 게임에 관한 다양한 업무를 지원한다.

'콜럼버스실'에서는 방대한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개인화서비스개발팀, 이상유저정보팀, 유저데이터분석팀 등으로 꾸려졌다. 콜럼버스실의 목표는 게임 내 이용자 생애 구간(이용자 유입부터 이탈까지)에 대한 최적의 분석과 매니지먼트를 통해 게임 PLC(Product Life Cycle, 제품 수명주기)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AI 기술력 글로벌 입증…사람 같은 표정 구현, AI 번역 후보정 기술
 
넷마블의 R&D 투자 성과는 국제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시그라프 아시아 2021(SIGGRAPH Asia 2021)'에서 음성 대사 감정을 자동 인식해 이를 기반으로 안면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기술(Emotion Guided Speech-Driven Facial Animation)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도미니카공화국 푼타카나에서 열린 'EMNLP 2021(Empirical Methods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 2021)의 AI 번역 후보정 기술 챌린지에서 한국 게임업계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오인수 넷마블 AI센터장은 "넷마블이 자체 개발한 안면 애니메이션 기술은 음성 감정 인식, 얼굴 표정, 립싱크 등 세 가지 모듈을 종합해 실제 사람 표정 같은 자연스러운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게임 이용자의 몰입도 향상뿐만 아니라 개발 기간 단축 등 여러 부가적인 순기능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넷마블에서 자체 개발한 AI 번역 후보정 기술은 오번역율(Translation Error Rate, TER)과 번역 신뢰도(Bilingual Evaluation Understudy Score, BLEU)를 합산한 최종 평가에서 글로벌 탑 플랫폼 기업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우승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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