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 쏠림' 심화…전국 외국어고 30곳중 절반은 '미달'

기사등록 2022/08/17 15:09:57 최종수정 2022/08/17 15:47:22

외고 30곳 중 절반 미달…경쟁률 0.98대 1

자사고 35개교 평균 경쟁률 1.2대 1 그쳐

반도체 인재양성, 통합형 수능 등 이과 쏠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2일 오전 서울시내의 한 외국어고등학교가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12월 발표할 고교체제 개편 방안에 외고와 국제고 개편 방안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2022.08.17. 20hwan@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고교체제 개편 방안을 새로 마련하는 가운데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의 경쟁률도 관심이다.

1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 전국 30개 외국어고 중 절반인 15개교가 신입생을 다 모집하지 못했다. 전국 경쟁률은 0.98대 1로 나타났다.

경기 수원외고(1.59대 1), 서울 대원외고(1.38대 1)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았지만, 12년 전인 2010학년도에는 전국 31개 외고 경쟁률이 3.4대 1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정이 좋다고 보긴 어렵다.

신입생을 다 채우지 못한 외고 수는 최근 2개년 입시에서 크게 늘었다. 2018학년도 2개교, 2019학년도 4개교, 2020학년도 2개교가 미달됐으나 2021학년도 14개교, 2022학년도 15개교로 늘어났다.

최근 3년간 전국 평균 경쟁률도 1.37대 1→1.04대 1→0.98대 1로 매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입생 미달 사태는 외고가 위치한 지역과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경북 구미시의 경북외고는 3년 연속으로 신입생을 다 채우지 못했다.

또 서울에 있는 서울외고, 이화외고는 2년 연속으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경기의 김포외고·동두천외고·과천외고·안양외고, 대구외고·경남외고·전북외고·부산 부일외고 역시 2년 연속 미충원을 겪었다.

앞서 교육부는 새 정부 업무보고를 발표하며 자사고 제도는 존치하되 외고는 폐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외고 학부모들의 반발에 부딪힌 뒤 "사회적 논의를 충실히 거쳐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물러섰다.

외고와 마찬가지로 자사고도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다. 2022학년도 고입에서 전국에서 전체 자사고 35개교의 경쟁률은 1.2대 1을 기록했다. 신입생 모집 단위별로 살펴보면, 전국단위(10개교, 1.6대 1)가 광역단위(25개교, 1.1대 1)보다 사정이 약간 낫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년 스스로 자사고 지위를 내려놓는 학교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내년부터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서울 장훈고, 대구 대건고가 한 예다. 특히 장훈고는 3년 연속 미충원을 겪으며 이로 인한 운영상 어려움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이 예고된 데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등 이공계열 첨단분야 인재 양성 방안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약학대학 학부 선발 전환,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 등으로 이과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고 외고에 대해 뚜렷한 메리트(merit, 가치)가 될 만한 정책도 없다"며 "경기 지역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상황에 대해 손을 대지 않는다면 이과 쏠림, 문과 공동화 현상을 부채질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2일 전국외고교장협의회와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는 공동 성명서에서 "글로벌 시대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외고 교육이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외고 존치를 포함한 발전 정책을 즉각 수립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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