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답이다"…실적 호조세 이어가는 식품기업 '눈길'

기사등록 2022/08/18 08:30:00

CJ제일제당·풀무원·오리온 등 해외 사업 순항에 2분기 실적 호조세

"외형 키우고 내실 다지고"…식품기업들, 해외시장 공략 속도 낼 듯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 기업들이 올 2분기 실적 호조세를 기록하며 신바람을 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을 비롯해 유가, 물류비 등 원가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이뤄진 성과여서 더욱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에선 국내 시장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식품 기업들의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본다. K-푸드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외형을 키우고 내실을 다지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CJ제일제당 2분기 해외매출 비중 47%…슈완스·북미법인 통합
18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2분기 실적(대한통운 제외기준)으로 매출액 4조5942억원, 영업이익 3934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22.3%, 3.6% 증가했다.

국내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16% 성장한 1조3896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식품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60% 이상 늘었다. 전체 식품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역대 최고인 47%로 집계됐다.

미국(슈완스)을 포함한 주요 사업국가에서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펼쳤고, 비용구조 효율화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CJ제일제당 측은 설명했다.

 올 상반기 실적이 더 의미 있는 이유는 국제 곡물가와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며 원재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는 데 있다. 해외 사업 모델이 자리를 잡은 것이 안정적인 실적 방어 능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CJ제일제당은 북미 식품사업의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슈완스와 미국식품사업 법인 CJ 푸즈(Foods) USA를 통합, 사업 주체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오리온 등 해외 사업 비중 높은기업도 호실적
풀무원은 미국과 중국, 일본 등 해외 사업의 외형 성장에 힘입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풀무원은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7059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1.2%, 70.1% 늘었다.

풀무원은 미국법인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법인에서의 두부바가 판매 호조를 보였고, 중국법인도 주력 품목 및 채널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도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6274억원, 영업이익 8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0%, 62.9% 증가한 것이다.

해외 사업 부문은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6%, 170.3% 증가했다. 베트남은 48.6%, 85.2%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었다. 러시아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76.6%, 98.1% 신장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해외 주요 법인에서의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와 신규 카테고리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원가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희비 엇갈린 라면업계, 삼양식품·농심 해외는 좋았다
라면업계에서는 삼양식품과 농심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양식품은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2553억원, 영업이익 2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73%, 92% 올랐다. 수출액은 183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0% 증가하며 분기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다.

삼양식품은 실적 호조세에 대해 "그동안 주력 시장으로 분류되던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미주, 중동, 유럽 등으로 수출국을 다변화 한 것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등 해외법인에서 20.3%의 성장을 이뤄냈지만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발목이 잡혔다. 농심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7562억원(+16.7%), 영업이익 43억원(-75.4%)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원부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원가부담 증가와 수출비용 등 각종 경영 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감소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이 없었다면 2분기 실적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식품 시장공략으로는 더 이상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수 없기 때문에 해외 시장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식품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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