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5 지배종화 수순…재감염 5~6%대로 상승
고위험군 재감염 비상…"중증 진행 확률 높아"
"한 번 걸렸더라도 방역수칙 준수·접종 중요"
특히 고위험군은 재감염되면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나오는 만큼 방역 당국도 비상에 걸렸다.
10일 방대본에 따르면 면역회피력이 높은 변이인 BA.5 국내 검출률은 7월 넷째 주 60.9%로 우세종화된 데 이어 8월 첫째 주 75.2%로 높아졌다. 검출률이 90%를 넘으면 지배종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 시기에 맞춰 재감염 추정 사례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7월 셋째 주 재감염 추정사례는 2만7713명으로 전주 8895명 대비 3배 이상 늘었으며, 7월 넷째 주는 2만8966명으로 1주간 1200여 명 더 늘었다. 주간 확진자 중 재감염 비율도 7월 첫째 주만 해도 3%를 밑돌았지만 7월 둘째 주 3.71%, 7월 셋째 주 6.59%, 7월 넷째 주 5.43%로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2회 이상 재감염된 사례는 누적 14만2732명으로, 누적 확진자 중 0.79%다. 2회 감염이 14만2513명, 3회 감염이 219명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7세 이하 소아·청소년이 40.7%로 가장 많고 18~29세가 18%, 30대가 12.9%로 주로 젊은 층에 몰려있다.
지난 3월20일 이후 재감염된 사례는 모두 11만6412명으로, 이 중 36.5%가 1~3월 오미크론 우세 시기에 최초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23%는 델타 변이 우세 시기, 12.8%는 3월20일 이후 두 번 이상 감염됐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재감염 증가세는 누적 최초 감염자 증가, 그리고 BA.5와 같은 전파력이 높은 변이의 우세화, 시간 경과에 따른 자연면역 또는 백신면역의 효과 감소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지난 2~4월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하루 수십만명의 최초감염자가 발생한 만큼 향후 2~3개월 동안 재감염 추정사례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BA.5가 우세종화된 영국에서는 7월 셋째 주 전체 확진자 중 재감염자 비율이 23.2%에 이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교수는 "누적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중 2차, 3차 감염 사례도 꽤 많다"면서 "오미크론 BA.1나 BA.2,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가 이번 여름재유행 국면에서 감염된 이들이 늘고 있고, BA.5가 크게 유행할 수록 재감염은 더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지난 5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고위험군들은 재감염되면 조금 더 나쁘다는 미국 재향군인 대상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최근 분석 중인 국내 결과에 따르면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고위험군에서 재감염 발생 위험이 높다"면서 "재감염 이후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도 일반적으로 재감염된 일반인에 비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한 번 감염됐다고 해서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을 경우 재감염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3·4차 접종에 참여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방대본 분석에 따르면 예방접종 횟수가 증가할수록 재감염 위험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2차 접종 완료군은 미접종군에 비해 재감염 위험도를 48%, 3차접종 완료군은 위험도를 74% 낮췄다.
임 단장은 "이미 감염됐다가 회복했더라도 재감염될 우려가 언제든지 있다"면서 "감염 후에 회복한 경우에도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권장 시기에 맞춰 백신 접종을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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