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펠로시 의전참사" 尹맹공…회담 무산엔 반응 엇갈려

기사등록 2022/08/04 14:44:48

오영환 대변인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부끄러운 참사"

박홍근 "외교당국서 최소 의전 예우해야하지 않나"

윤건영 "외교 기본 어기는 '갈지자' 행보…볼썽사나워"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에도 윤석열 정부가 의전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 '의전 참사'라며 비판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간 회담이 성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렸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외교 결례가 의전 참사로 이어지며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고 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했지만, 공항에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가 매우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외교에서 의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부끄러운 참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다각적인 외교적 판단으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여부에 대해서도 몇 차례에 걸쳐서 말을 번복했다"며 "윤 대통령은 허둥지둥하면서 오후에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지만 의전 참사를 뒷북 대응으로 덮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보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 순방 일정으로 오는 것이긴 하겠지만 최소한 미국 의전 서열 3위 인물이 방한하는 것이고 우리 외교당국에서 최소한의 의전 예우를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통화라도 하겠다고 한 것이야 최소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저희가 보기에는 비난이 들끓으니까 마지못해서 그런 제스처라도 취하려는 것 아닌가하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며 "늘 상황에 쫓겨서 임시 처방하는 모양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예측 가능하게 운영하고 있지 않아서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차기 당권에 도전 중인 박용진 후보도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말해놓고 미국 의전 서열 3위 하원의장이 내한하는데 한국 측에선 의전을 아무도 보내지 않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외치는 불통이고 내치는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원의장이 도착한 시간에 연극 보고 뒷풀이하는 사진을 올린 그 순간이 불통 외교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오후에 전화 통화할 게 아니라 늦게라도 만나라. 차관보급 성 김은 만나고, 하원의장은 외면하는 이런 아마추어리즘 불통 외교에 국민들은 안보 불안을 느낀다"라고도 했다.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외교의 기본을 어기는 '갈지자' 행보가 참 볼썽사납다"며 "충분히 사전에 검토하고 진행해야 할 일을, 심지어 상대가 있는 외교를 이렇게 아마추어처럼 하다니. 저는 당연히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상의 전례가 그렇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이유가 외교 정책의 판단이라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일 것이다. 미중 갈등이 극도로 가중되는 상황에서 아차 하는 순간 많은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게 평소에 잘했어야 했다.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편향된 외교를 보였기 때문에 만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의겸 의원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우 비대위원장은 "휴가 중이어서 안 만난다는 건 궁색한 변명인 거 같다"면서도 "가능하면 만나는 게 좋겠지만 지금 중국과 상당한 마찰을 빚고 있어서 대통령이 꼭 만나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낸시 펠로시를 슬쩍 피한 건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며 "펠로시를 만나는 건 미-중 갈등에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런 반응에 대해 "우리 대통령과 외교부가 그렇게 고도의 외교, 정무적 판단까지 내린다면 우리가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만 어제와 오늘 보여준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아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