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아프가니스탄 공습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슈까지 겹치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저녁 9·11 테러의 주범인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 리더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드론 공습으로 사살했다고 발표하며 대테러 작전을 공개했다.
테러에 대한 21년 만의 응징인 동시에 아프간 수도 카불에 숨어 있던 알자와히리를 정밀 타격했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성공한 작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스러운 철수를 한 지 거의 1년이 지나 이뤄진 이번 공습으로 아프간 집권 세력인 탈레반 알카에다의 지속적인 동맹과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철군 결정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공화당의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공습의 공로를 인정받을 만하다고 말하면서도 아프가니스탄이 다시 "테러 활동의 주요 거점"이 됐다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안보 계획을 마련할 것을 행정부에 촉구했다.
미 행정부는 미군의 철수로 알자와히리가 카불에 진입할 수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알카에다 조직원들에게 아프가니스탄이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물어본다면 이번에 벌인 공습으로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당초 알카에다가 철수 후 미국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재건되기까지는 1~2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최근 관리들은 이 단체가 임박한 위협을 가했다는 징후를 거의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아프가니스탄과 다른 지역에서 효과적인 대(對)테러 작전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약속하며 의지를 보였다.
미국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확대, 기름값 상승을 최우선 관심사로 꼽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은 취임 첫 1년 6개월 중 상당 부분을 국제 위기와 씨름하며 보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조직하는 데 일조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 조치는 대중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 채 하향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하며 미·중 관계는 새로운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해 온 중국은 실제 이를 실행에 옮길 태세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 땅을 밟자 중국군은 대만을 둘러싸고 포위사격을 가하는 등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은 공군 발표를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도착한 전날 21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 공역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했다고 전했다.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는 미·중관계 악화로 직결되는 사안이다. 군사적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만해협 위기와 갈등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가 바이든 행정부의 큰 숙제로 남게 됐다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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