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10만명 기록…1일엔 4만명 확진
확진자 줄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는 2배 늘어
정부, 규제 정책 대신 '국민 참여형 거리두기'
일부 시민들, '권고·요청' 수준 방침 "불안하다"
자영업자 등은 반대…"거리두기하면 희망없어"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한때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재유행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규제 대신 '권고' 수준의 방침을 내놓자 시민들 사이에선 "불안하다"는 지적과 "좀 더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다만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로 인한 희생을 더는 감당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4689명으로 집계됐다.
주말 검사량 감소 효과로 지난달 31일(7만3589명) 대비 2만8900명 줄었지만, 1주 전인 지난달 25일보다 8806명 늘어 1.25배 증가했다.
여기에 위중증 환자도 지난달 25일(144명)에 비해 2배 늘어난 287명으로, 나흘째 200명대를 유지하고 있어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규제 중심의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국민 참여형 거리두기'를 통한 자율 방역 등 권고 수준의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강제성 없는 방역수칙 준수를 담보할 수 있냐는 지적에 "어렵게 회복하고 있는 소중한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방역정책 역시 지속 가능해야 한다"며 "규제적인 거리두기가 아닌 국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거리두기가 이뤄질 때 일상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또 풀파티 등 집단감염 위험이 큰 행사에는 규제가 필요하지 않냐는 질의에 "이미 코로나의 개인별 위험성이나 예방법까지 잘 알고 있는 국민이 일상방역 생활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심으로써 확진자 증가 속도를 낮추고, 현 방역정책으로 (재유행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잘 협조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준수하고, 식당·카페 등 취식 목적 영업시설이 아닌 실내 공공장소에서는 취식을 자제하거나 취식시간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했다. 또 실내 모임을 할 때는 사람 간 최소 1m 간격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거나 모이는 시간을 다르게 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 방침이 '권고', '요청'에 그치자 일부 시민들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30)씨는 "서울에서 생활할 때도 걸리지 않은 코로나를 제주에서 걸리고 나서 재유행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은 없는 상태라 불안하다. 재유행이 본격화된 만큼 새로운 지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강모(30)씨도 "이미 재유행이 시작된 것 같은데 거리두기 해제 전과 방침의 간극이 너무 크다"며 "되찾은 일상이 편하긴 하지만, 이대로 두는 것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했다.
다만 어렵게 되찾은 일상인 만큼 규제를 도입하기 전 신중하게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도 적지 않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6)씨는 "거리두기와 같은 규제가 다시 시행되면 자영업자 등 피해 볼 사람이 정해져 있는데, 그들에게 희생을 다시 강요할 순 없다"면서 "마스크 잘 쓰고, 고위험군은 외출을 줄이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등 정부의 권고를 따르면서 규제 도입을 최대한 늦췄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호석 코로나피해자영업자총연합 공동대표도 "지난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아직 회복하지 못한 자영업자가 많은 상황에서 다시 거리두기를 시행한다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게 된다"며 "게다가 최저임금이 올라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거리두기마저 부활한다면 자영업자에겐 희망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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