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우크라군 포로 손발 묶고 거세한 뒤 사살 동영상 유포-CNN

기사등록 2022/08/01 06:15:35 최종수정 2022/08/01 08:50:02

친러 소셜미디어에 3편 등장 뒤 널리 확산

유엔 등 국제단체들 "전쟁범죄 행위" 비난

[AP/뉴시스]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달 31일 수도 키이우 인근 이프린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붕괴한 다리에서 숨진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옮기고 있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 군인들이 손발이 묶이고 재갈이 물린 우크라이나 군인을 거세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면서 유엔이 전쟁 범죄라고 비난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고문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미 CNN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된 천조각을 두른 한 군인에게 재갈을 물린 뒤 손을 등 뒤로 묶고 거세한 다음 총격을 가해 살해한 동영상 3편이 등장했다.

처음 친러 텔레그램 채널에 등장한 이 동영상은 이후 널리 유포됐다.

우크라이나 유엔인권조사단은 31일 성명을 발표, 동영상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전쟁 포로와 전투력을 상실한 사람을 고문하고 즉결 처형하는 것은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은 사건에 대한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동영상 분석 결과 러시아 연방군 복장을 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군 복장의 포로를 고문한 것으로 나타난다. 범죄정황을 확인하기 위한 모든 조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처음 등장한 동영상에서 희생자를 둘러싼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상징하는 "Z" 휘장이 달린 러시아군 복장이었으며 이들이 희생자에게 재갈을 물렸다.

두번째 동영상에서는 희생자가 넋을 잃고 바닥에 누워 있고 러시아군복 차림의 한 사람이 희생자의 내의를 커터칼로 자르고 다른 사람은 수술용 푸른색 장갑을 낀 뒤 커터 칼로 희생자를 거세해 잘라낸 성기를 카메라에 들어보였다. 가해자들은 동영상에서 러시아어로 "붙잡아, 붙잡아"라고 말했다.

세번째 동영상에서는 묶인 채 거세된 희생자를 머리에 총을 쏜 뒤 끌고 나갔다.

유엔인권조사단은 페이스북에 "포로로 잡힌 우크라이나 군인을 러시아군 또는 관련 그룹 소속인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구타하고 거세한 뒤 총격 살해한 동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동영상 가운데 고문당한 군인이 머리에 총을 맞은 뒤 끌려가 도랑에 쳐박히는 장면이 있다. 사실로 확인되면 이런 행동은 전쟁범죄"라며 "불행히도 포로와 전투력을 상실한 사람을 고문하고 재판없이 처형하는 장면의 동영상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조사단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 포로의 다리에 총을 쏘는 동영상과 부상한 러시아 군인을 사살하는 동영상을 보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 담당 집행위원은 28일 "우크라이나 및 국민들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전쟁 공격이 나날이 잔혹해지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성명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군 전쟁 포로를 극악무도하게 학대하는 충격적인 동영상 증거가 친러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졌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도 동영상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마리 스트루더스 국제사면위원회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담당 책임자는 "이 끔찍한 공격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사람의 생명과 존엄을 철저히 무시하는 또 하나의 명백한 증거다. 모든 관련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국제사면위원회가 국제법을 위반한 범죄를 기록해왔다.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지원 반군이 포로를 즉결처형하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시민을 재판없이 처형하는 등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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