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톤 로켓 잔해, 어디로 떨어질까…'무책임 우주굴기'에 지구촌 긴장

기사등록 2022/07/30 08:30:00 최종수정 2022/07/30 14:17:33

31일 지구 추락 전망에 전세계 또 긴장

창정-5B호의 잔해물 무게 20톤, 길이 31m, 직경 5m로 추정

과기정통부·천문연, 위험 대비해 우주감시활동 수행 중

[웬창=신화/뉴시스]우주정거장 실험모듈을 탑재한 창정5B 로켓이 24일 중국 하이난섬의 웬창우주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2022.7.24.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중국이 최근 발사한 로켓 창정-5B호의 잔해가 오는 31일 지구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락 지점이 특정되진 않았지만, 한반도도 낙하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음에 따라 정부는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통상 우주개발 국가들은 우주 발사체 잔해 같은 우주쓰레기는 인명 피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특정 낙하지점으로 유도해 바다 한가운데로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이러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아 지구촌 전체가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비난이 거세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위험감시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우주발사체 창정-5B호의 잔해물이 오는 31일께 지상에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잔해물은 무게 20톤, 길이 31m, 직경 5m로 추정됐다.


◆"7월 31일 오후 4시 52분께 지구 대기권 진입 전망"

비영리 우주 연구단체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은 창정-5B호의 잔해물이 한국시각으로 오는 31일 오후 4시 52분께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오차범위는 예측시각 전후로 22시간이다. 일반적으로 로켓 잔해는 대기권 진입하면 가속도가 붙어 지상으로 늦어도 수 시간 안에 떨어진다.

앞서 중국은 무게 837톤에 이르는 대형 우주발사체 창정-5B호를 지난 24일 발사했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한 우주정거장 '톈궁'의 실험실 모듈을 운송하기 위해서다.

이번 발사로 실험실 모듈은 톈궁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지만, 문제는 창정-5B였다. 현재 대기권에서 전부 소각되지 못한 창정 5B의 일부가 아무런 통제 장치 없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으며 중력에 의해 서서히 궤도가 낮아지며 31일 대기권에 진입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한반도 추락 위험 낮으나 궤도 변화 가능성 대비 모니터링"

천문연은 궤도 분석 결과 창정-5B호 잔해물이 한반도에 추락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궤도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지난 26일부터 천문연과 함께 창정-5B호 로켓 잔해의 한반도 추락으로 인한 위험에 대비한 우주감시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천문연은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Net)으로 창정-5B 로켓 잔해를 추적해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천문연은 OWL-Net 중 OWL-Net 2호기와 테스트베드로 한국시각으로 각각 지난 27일 오후 2시 12분과 28일 오전 5시 1분부터 추적을 시도해 창정-5B 로켓 잔해를 관측해냈다.

◆창정-5B 잔해물 지구 낙하 잇따라 발생

중국 로켓에서 생성된 우주쓰레기는 이미 여러차례 지상에 추락한 바 있다.

2020년 5월 5일에 발사한 창정-5B의 약 20톤, 길이 30m, 직경 4.8m 잔해물은 2020년 5월 11일 대서양에 추락했으며, 대기권에서 연소되지 않은 일부 파편이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추락해 건물이 파손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로켓 잔해물 추락 방지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29일에 발사한 창정-5B 잔해물은 5월 9일 11시24분께 인도양에 추락했다. 잔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천문연은 독자 개발한 우주물체 추락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창정-5B 잔해물의 재진입 예측 시점 및 최종 낙하지점을 분석해 냈다. 실제 추락보다 약 20여 시간 앞서 추락 가능성이 있는 예측 궤도를 분석해 우리나라의 영향 가능성에 대해 선제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올해 가을에도 한차례 더 창정-5B 로켓을 이용해 우주정거장 구축에 쓸 대형 모듈을 수송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중국 독자운영 우주정거장 톈궁이 완성된 이후 모습이 담긴 개념도. 톈궁은 톈허(天河) 핵심모듈, 원톈(問天) 실험창(모듈), 멍톈(夢天) 실험창 등으로 구성된다. <사진출처: 바이두> 2022.07.18

◆"중국 우주쓰레기 기준 지키지 않고 있다"

중국이 로켓 발사 단계에서 우주쓰레기를 사실상 아무 곳에나 낙하시키는 등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주쓰레기가 지상에 떨어져 인명 피해를 발생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지만 혹여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에 떨어질 경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통상 다른 국가들은 로켓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단 본체를 지구 궤도 진입 전 분리시켜 예상 지점에 추락시킨다. 한국이 지난 6월 21일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도 1단 본체를 목표로 한 태평양 해상에 낙하시켰다.

그런데 중국은 로켓 본체를 지구 궤도까지 날아간 뒤 분리해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규모가 작은 로켓 잔해는 대부분 대기권 재진입 후 고열로 연소되지만 창정-5B처럼 큰 로켓 본체는 잔해 일부가 지구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중국은 이번 로켓 파편으로 지구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이 로켓 추진체는 재진입 과정에서 대부분 타버리고 파괴되도록 특수 설계됐다"며 "지상에 피해를 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작년 5월 "우주 발사체를 쏜 국가들은 잔해 위협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는 데 반해 중국은 우주 쓰레기와 관련해 책임있는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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