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산업지원법(Chips-plus법) 의회 통과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미국 반도체산업지원법(Chips-plus법)이 마침내 미 의회의 문턱을 통과했다. 여름철 휴회를 앞두고 법안처리가 급물살을 타면서 반도체법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놓게 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미국 내에서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는 기업을 지원하는 390억 달러의 자금 외에 반도체나 반도체 생산용 공구 제조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 25% 적용하고 연구 및 노동력 개발에 110억 달러, 국방관련 반도체칩 제조 20억 달러 등 반도체 산업에 총 520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이 첨단 분야의 연구 프로그램 지출을 확대해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2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으로 세제 혜택을 받는 기업은 10년간 중국이나 우려 국가에 반도체 생산능력을 신·증설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명시됐다.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가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이번 법안 통과로 미국의 인텔, 대만의 TSMC, 삼성전자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은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고 인접한 테일러시에도 17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법안 통과로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법안 통과를 앞두고 최근 텍사스주에 테일러 신공장 9곳에 1676억달러(약 220조원), 오스틴 신공장 2곳에 245억달러(약 32조원)를 추가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세금 감면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신청서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인 텍사스주의 챕터 313 프로그램 신청 마감일을 앞두고 제출됐다. 챕터 313 프로그램은 지역 일자리 창출 대가로 기업에 10년 동안 재산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지원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에 의한 생산기지 현지화로 고객기반 확대에 따른 중장기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에 220억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SK그룹도 이 법의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오후(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열고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신규 투자자금 가운데 150억달러는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 메모리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과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미 상·하원은 지난해 반도체산업 지원 등이 포함된 미국혁신경쟁법, 미국경쟁법을 각각 통과시켰으나 법안 병합심사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결국 반도체 분야 520억 달러(약 68조1600억 원) 지원 부분만 떼어내 입법을 추진했고 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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