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반도체 매출 성장세가 하반기 들어 급격히 꺾인 뒤, 내년에는 역성장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는 28일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5949억5200만 달러) 대비 7.4% 성장한 6392억1800만 달러(약 835조원)로 전망했다.

지난 분기에 발표된 성장률 전망치인 13.6%에서 6.2%p(367억 달러)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 26.3%와 비교하면 성장 폭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이어 내년까지 약세가 지속되면서 2023년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할 전망이다. 가트너의 리차드 고든(Richard Gordon) 프랙티스 부사장(Practice VP)은 "반도체 시장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전에도 여러 번 발생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부족 현상은 완화되고 있지만, 전 세계 반도체는 약세장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2023년까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든 부사장은 "이미 반도체 최종 유통 시장(end market), 특히 소비자 지출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부문에서 약세가 확인됐다. 인플레이션, 세금, 금리 상승과 더불어 에너지 및 연료 비용 증가로 인해 소비자의 가처분소득은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이는 PC, 스마트폰 등의 전자 제품에 대한 지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PC와 스마트폰과 같은 소비자 관련 부문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 및 가격이 안정되면서 성장세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PC 출하량은 2020년과 지난해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13.1%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트너는 올해 PC용 반도체 매출도 5.4%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매출 증가율은 올해 3.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장률 24.5%에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반면 데이터 센터, 전장용 반도체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고든 부사장은 “소비자 시장은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데이터 센터 시장의 반도체 매출은 지속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보다 장기간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올해도 20%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 및 자율주행차량 전환으로 차량 1대당 반도체 탑재량이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 전장 부문은 향후 3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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