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투안 팸 쿠팡 최고기술책임자(CTO·56)가 쿠팡에 합류한지 2년 만에 갑작스런 은퇴 소식을 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롤드 로저스 쿠팡 경영관리총괄 수석부사장은 최근 사내 메일을 통해 "투안 CTO가 9월부로 은퇴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투안 CTO의 갑작스런 은퇴 소식에 관련 업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투안 CTO는 김범석 의장이 특히 공들여 영입한 인재로 꼽힌다.
투안 CTO는 우버에서 근무할 당시 세계 주요 도시의 교통 상황, 이동 수요와 차량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그는 2013년 우버에 합류해 당시 연간 승차 공유 횟수가 1000만건 수준이던 우버를 연간 70억건 이상 승차 공유로 연결하며 급성장시켰다. 그는 우버가 중국에 진출했을 당시 4000만~5000만달러를 무료 인센티브로 뿌리며 중국 승객들이 디디가 아닌 우버를 택하도록 했다.
김 의장은 투자를 유치하려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설득할 때 강조한 부분이 '인공지능'에 기반한 물류시스템인 만큼 우버 성공 신화를 쓴 투안 CTO 영입에 필사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쿠팡은 투안 CTO뿐 아니라 우버 출신 인재들을 대거 영입했다.
김 의장은 투안 CTO를 어렵게 영입한 만큼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줬다. 2764만 달러로 연봉을 책정했고, 이 중 2744만 달러는 스톡옵션으로 지급했다.
김 의장과 투안 CTO는 그동안 물류센터와 재고관리에 신기술을 도입하는 등 의기투합 해왔다.
지난 2019년 배달앱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17.5%로 배달의민족(57.7%), 요기요(24.7%)에 이어 3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는 5958억원 매출과 35억원 적자를 냈다.
쿠팡은 배달앱 사업을 시작한 이후 적극적인 투자로 점유율 확대에 나섰지만 2위 요기요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쿠팡이츠의 이용자수는 급격히 줄고 있다. 쿠팡이츠의 월간이용자수(MAU)는 1월 660만명에서 지난달 437만명으로 30% 이상 줄었다.
이용자수가 급감한 이유는 지난해까지 진행했던 배달 프로모션과 수수료 프로모션을 올 들어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쿠팡 내부에서도 배달앱 사업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로저스 수석부사장은 "투안 CTO는 임기 동안 쿠팡의 개발 조직을 분산 모델로 재정비하고 미국 실리콘밸리 방식의 독립적인 조직모델을 도입해 개발팀 능력과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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