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이틀째 광주 일정 소화…통합 적자 피력
친문 김종민 "이재명 민주당으론 어려워" 비판
윤영찬 "당 과제는 민심과 당심 통합…출발은 반성"
이재명, 원내 일정 소화…총회 앞두고 선거 운동도
[서울=뉴시스] 김형섭 임종명 정진형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8전당대회 출마자들이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했다. 차기 당권을 놓고 '이재명 대 비(非) 이재명(비명)' 구도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명계 후보들의 이재명 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17일 출마 선언 후 첫 행보로 광주를 찾은 설훈 당 대표 후보는 19일 광주에서의 이틀째 일정을 소화했다.
설 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간담회를 열고 "소통이 우선인데 이재명의 파워에 눌려 말을 하지 못하고 반대 진영으로 몰려 몰매를 맞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서 밝혔던 것처럼 이재명 후보가 당권을 쥐면 당이 분열될 것이고, 이는 총선을 앞두고 갈등을 불러와 또 다시 패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당을 하나로 통합할 적임자임을 피력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그룹의 강병원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른바 '방탄국회'를 없애겠다는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의결로 국회의원 자격이 정지될 경우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도 구속 등이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강 후보는 "국민 상식과 맞지 않는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국회의원 자격 정지제도를 도입해, 체포동의안 의결대상에서 자격 정지 국회의원을 제외하겠다. '방탄 국회'라는 부끄러운 말이 국회에서 사라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외부인사로 채운 국회의장 직속 윤리특위 구성도 약속했다.
친문계 대표 스피커 김종민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의 첫 행사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위기의 원인이 친문과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정치 실패에 있다"며 "국정 주도세력으로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았고, 막아야 할 것을 막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대안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도 실패했다"며 "중도층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표현했고, 적극 지지층 결집에는 성공했지만 중도 확장에는 한계가 뚜렷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사이다같은 추진력과 집행력은 인정받았지만, 포퓰리즘과 소확행을 넘어서는 비전과 전략이 없었고 비전 없는 현안 정치의 한계가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과 지선에서 보여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는 어렵다. 대선 시즌 3가 되면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견제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 적대적 공생구조가 유지되겠지만 중도층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변화된 이재명, 변화된 민주당이 필요하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 민주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원 후보 윤영찬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절실한 마음으로 질문드린다. 민주당인가, 이재명인가. 이 물음표가 민주당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에 짙게 드리워진 그늘이다. 민주당이 더는 당으로 존재할 수 없고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통해서만 존재하는 당으로 전락할까 두렵다. 이것이 민주당의 진짜 위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왜 당당한가. 자기 책임을 저버린 분이 어떻게 민주당을 혁신할 수 있나. 지금 민주당이 절실하게 노력해야 할 과제는 민심과 당심의 통합"이라며 "그 통합의 출발은 처절한 자기반성"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혁신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를 갈등과 분열의 장으로 변질시킨 책임도 오롯이 짊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 후보가 ▲통합 리스크, ▲민생 리스크 ▲사법 리스크 등 세 가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면서도 당권 주자로 나선 박주민 후보는 이러한 공세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에게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당 대표 선거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명계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는 이재명 후보 몫의 책임을 지면 되는 거다. 그리고 당 구성원들은 다 자기 몫의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전반적으로 당이 완벽하게 쇄신되는 구조로 가자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평가 분위기는 한 두명이 책임지면 당이 바뀔 것 같은 얘기를 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일정과 의원총회 참석 등 원내 위주로 활동했다. 중앙당 선관위에서 마련한 포토섹션에 참석한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민주당 화이팅', '민주당 사랑해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기도 했다.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는 회의장 문 앞에 서서 입장하는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특히 박찬대, 양이원영, 정청래 등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친명계 동료 의원들과 함께 선거 운동을 벌이는 모습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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