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악마판사' 쓴 문유석 작가가 꼽은 '우영우' 명장면은

기사등록 2022/07/17 13:47:39 최종수정 2022/07/17 14:27:18
[서울=뉴시스] 지난 13일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회의 한 장면. (사진='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사 에이스토리 유튜브채널 화면 캡처.) 2022.07.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 이 기사에는 드라마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문유석 작가가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미덕으로 담백함을 꼽았다.

지난 13일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회에서 수연(하윤경)은 민우(주종혁)가 영우(박은빈)와 같이 맡은 사건 자료를 혼자 독점하자 이를 영우에게 알려줬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와줬던 수연에게 영우는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문 작가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장면을 언급하고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 이유를 분석했다. "너는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씬의 그 감동적인 영우의 긴 대사가 끝난 뒤, 수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며 "다만 눈물을 애써 참으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갈무리한다. 드라마가 감정을 절제하니 시청자의 감정은 더 고조된다"고 평했다.

문 작가는 6회 '내가 고래였다면'의 한 장면도 설명했다. 정명석 변호사(강기영)가 공익소송에 증인으로 부른 의사의 기분을 상하게 해 로펌이 수십억짜리 클라이언트를 잃었다며 신입들 앞에서 가혹한 질타를 받는 장면이다.

이에 대해 문 작가는 "정명석 변호사는 절대 언성을 높이지 않고 그 동료와 언쟁을 하지도 않는다"며 "그저 알았으니 그만 하라고 달래 보낸 후, 신입들에게 자기 잘못 맞다고 말한다. 대형로펌 파트너니까. 그리곤 망설이다 덧붙인다"고 했다.

"'그래도 그깟 공익소송, 그깟 탈북자 사건 그렇게 생각하진 말자. 뭐 수십억 짜리 사건...처럼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자.' 그러곤 난 쪽팔려서 먼저 가야된다며 일어선다"며 "난 이 씬이 너무 감탄스럽다"고 부연했다.

문 작가는 "변호사란 그래도 약자를!! 어쩌고 하면서 감동적 연설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깟 공익소송이라고 할수 있어!! 하고 버럭 화내지 않는다"며 "수십억 사건만큼 열심히!! 라고 후배들에게 멋진 멘트를 날리지도 않는다. 수십억 사건...처럼은 아니지만, 이라며 흘리고는 그래도 열심히 하잔다. 그래서 더 뭉클하다. 현실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이기 때문이다. 더 공감가고 신뢰가 간다"고 했다.

"그 숱한 천만영화 감성과 차별화되는 이 담백함과 절제가 오히려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콘텐츠 소비자들의 감성은 이미 바뀌었으니 제작자들은 제발 신파 강박을 놓아주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박은빈)가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드라마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2(2016~2017·2020) 유인식 PD와 영화 '증인'(2019) 문지원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케이블 채널인 ENA에 방영됐으나 입소문을 타고 방송 6회차 만에 시청률 9.6%(전국)를 달성했으며, 지난 15일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전세계 톱10 순위 중 5위에 오르는 등 신드롬급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997년부터 판사로 일한 문 작가는 법관 시절 에세이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유감', '쾌락독서' 등을 냈다. '글 잘 쓰는 판사'로 유명해진 그는 2016년 장편 '미스 함무라비'로 소설 분야까지 진출했고, 2018년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방영됐다. 2020년 법복을 벗고 tvN 드라마 '악마판사' 대본을 집필하고, 헌법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 '최소한의 선의'를 냈다.

[서울=뉴시스] 문유석 작가가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미덕으로 담백함을 꼽았다. (사진=문유석 작가 페이스북 화면 캡처) 2022.07.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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