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서울광장서 퀴어축제...경찰 추산 1만2000명
"우릴 싫어하는 이들과도 함께 사는 세상 왔으면"
길 반대편에선 종교·보수단체 맞불…충돌은 없어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는 슬로건을 걸고 열린 이번 대회에는 1만4000여명 가량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행사 시작 전부터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마스크를 낀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축하 공연 등을 즐겼다. 간혹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축제를 기획한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행사에서 "우리의 존재가, 각자 살아가는 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며 "내가 보잘 것 없어도, 세상이 동성애는 물러가라고 해도 우리는 존재 자체로도 아름답다"고 했다.
부모님에게 알리지 못하고 축제에 왔다는 최모(19)양은 "평소에는 나와 같은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는데, 오늘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행사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해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등 13개국 대사 또는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성소수자 권리 지지 연설을 하기도 했다.
축제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을지로·종로·퇴계로 일대를 행진했다. 때마침 많은 비가 내렸지만 참가자들은 무지개 깃발을 들고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행진을 마쳤다.
길 건녀편 서울시의회 인근에서는 오후 1시30분부터 약 1만5000여명이 참가한 보수·종교단체의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곳곳에서 '차별금지법, 동성애퀴어축제 반대' 등이 적힌 부채를 들고 "물러나라",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양측에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 도심 일대에는 교통 혼잡이 벌어지기도 했다. 성소수자들이 행진을 하는 동안 경찰은 서울광장→을지로입구→종로2가→퇴계2가→회현교차로→서울광장 등 3.8㎞ 길이 편도 전 차로를 통제했다.
한편 이날 서울 곳곳에서 집회와 행사가 열렸다. 중구 서울역 앞에서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사면·복권을 주장하는 진보단체 회원 3000여 명이 집회를 열고 서울역에서 삼각지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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