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MVP' 나승엽 "상금은 PX에서"

기사등록 2022/07/15 21:34:28

나승엽,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남부 올스타 승리 이끌어

"내일은 이대호 선배가 MVP 받을 것"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남부리그 상무 나승엽이 5회말 1사 주자3루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리고 있다. 이때 3루 양승혁이 홈으로 들어오며 1점 추가했다.  2022.07.15.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나승엽(20·상무)이 4년 만에 돌아온 퓨처스 올스타전을 뜨겁게 달궜다.

나승엽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남부 올스타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석에 설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3타수 3안타 1타점을 때려내 팀의 3-2 승리를 이끈 그는 퓨처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나승엽은 "오랜만에 잠실 야구장에서 많은 팬들 앞에 설 수 있어 즐거웠다. 팀이 이겨서 좋고, MVP까지 받아 두 배로 좋다"며 활짝 웃었다.

쟁쟁한 경쟁자도 있었다. 이날 남부 올스타 선발로 출전한 김기훈(상무)은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전 타석을 모두 쳤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고 MVP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는 나승엽은 "사실 기훈이 형이 받을 줄 알았다. 너무 잘 던졌다. 나는 우수 타자상을 받을 줄 알았는데 MVP라고 해서 놀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과거 퓨처스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선수들 중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올라선 선수들이 많다. 채태인(은퇴), 전준우(롯데), 하주석(한화)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제 나승엽도 '성공 보증 수표'를 손에 넣은 셈이다.

나승엽은 "마음가짐 그대로 군 생활을 잘하고, 전역을 하며 1군 올스타에 뽑힐 날이 올지도 모른단 기대는 하고 있다"며 '큰 목표'를 그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유망주' 나승엽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1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됐다. 롯데는 나승엽에 계약금 5억원을 안기며 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1군 무대에 곧바로 안착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1군에서 60경기를 뛰며 타율 0.204,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곤 일찌감치 군 복무를 택했다. 지난해 말 상무에 지원했단 탈락한 나승엽은 재도전 끝에 지난 5월 상무에 입대했다.

올 시즌 퓨처스 리그에서는 40경기 타율 0.312, 1홈런 26타점으로 호성적을 내고 있다.

나승엽은 상무 생활에 대해 "경기를 매일 나가다 보니 오늘 안 된 걸 내일 보완할 수 있더라. 멘털적으로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퓨처스 MVP에게는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군인 신분'인 나승엽은 "상무 군 부대 안에서 다들 고생하는데 커피를 사거나, PX에서 쏘고 싶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전역일은 내년 11월 1일이다. 2024시즌 롯데에 합류하게 되는 그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팀 선배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은 함께하지 못한다.

나승엽은 "작년 신인일 때는 1, 2군을 왔다갔다하느라 이대호 선배님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진 못했다. 배울점이 많은 선배님인데 마지막 시즌을 함께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쉽다"면서 "내일 올스타전 MVP는 이대호 선배님이 받을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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