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 무더위에 전력대란 우려…올해도 원전 조기 가동할까

기사등록 2022/07/14 07:00:00 최종수정 2022/07/14 07:39:37

폭염에 지난 7일 최대 전력 수요 경신

작년에는 원전 조기 가동해 수급 대응

수급대책기간 중 원전 4기 정비 진행

정부 "조기 가동 가능한지는 살펴봐야"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2.07.08. jtk@newsis.com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이번 주 장맛비가 그치고 무더위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 수급 우려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처럼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가동이 중단된 원자력 발전소를 서둘러 가동해 전력 확보에 나설 지 주목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중부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주말까지 대기 불안정으로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하지만 18일 이후에는 폭염이 찾아오고,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변덕스러운 날씨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여름 전력 수급도 그만큼 불안정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지난 7일에는 덥고 습한 날씨로 최대 전력 수요가 93기가와트(GW)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당시 전력 예비율은 7.2%까지 떨어졌다.

앞서 산업부는 올여름 전력 피크 시기는 8월 둘째 주고, 이때 최대 전력 수요는 91.7기가와트(GW)~95.7GW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며 최대 전력 수요가 한 달이나 빠르게 전망치의 하한선을 웃돌아, 전력 수급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통상 발전기 고장 등 비상 상황까지 대비하려면 예비력 10GW, 예비율 10%를 넘어야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일단 이번 주는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아 전력 수급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12일 전력 예비율은 각각 15%, 13.5%로 10%선을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올여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지난해처럼 정비 중인 원전을 조기 투입할지 주목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전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정지 중이었던 신월성 1호기, 신고리 4호기, 월성 3호기 등 원전 3기 재가동을 서둘러 약 2.2GW 추가 전력을 확충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한여름 전력 대란 위기와 늦더위, 발전기 정비 같은 변수를 무사히 넘긴 바 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신고리 3,4호기 전경. 2018.07.25. bbs@newsis.com.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현재 계획예방정비가 진행되고 있는 원전은 신월성 2호기, 한빛 원전 3호기, 월성 원전 2호기, 한빛 원전 4호기 등 4기다.

정부는 7월 4일부터 9월 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전력거래소·한전·발전사 등 전력 유관기관과 '전력수급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수급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이 중 신월성 2호기의 설비 용량은 1GW로, 오는 31일까지 계획예방정비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 재가동이 앞당겨지면 하계 전력 수급 기간과 맞물려 전력 공급이 확대된다.

한빛 원전 3호기의 설비 용량은 1GW, 월성 2호기의 설비 용량은 0.7GW로 각각 다음 달 13일, 14일까지 정비를 마치게 된다. 산업부가 예상한 피크 기간과 겹치는 만큼 조기 투입 시 수급 안정 효과가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3기 원전이 모두 100% 출력으로 가동되면 총 2.7GW의 추가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외에 한빛 원전 4호기는 오는 11월 6일까지 정비가 예정돼 있어 몇 달씩이나 정비를 앞당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부는 원전 계획예방정비를 임의로 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며, 당초 정비 기간을 여유 있게 잡아 며칠 단축하는 정도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정비 중인 원전 중 빨리 끝날 여지가 있는 원전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보통 정비 기간을 여유 있게 잡아 조금 더 빠르게 마무리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총력 태세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전날 200여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여름철 전력수요관리 추진 상황 점검을 진행했다. 정부는 280개 공공기관의 실내 적정 온도 준수 등 에너지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전력 수급 위기 시 냉방기 순차 운휴 등 추가 절전에 동참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예비력이 전망치를 밑돌면 현재 시험 가동 중인 신한울 1호기까지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방안을 통해 총 9.2GW의 추가 예비 자원을 확보한 상태다.

추가 예비 자원은 평상시에는 가동하지 않고, 예비력이 일정 기준 이하 하락이 예상되면 동원한다. 이 밖에 발전·송배전 설비, 태풍 등 재난에 취약한 설비도 사전 점검해 여름철 불시 고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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