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EU, 우크라 무기 추적 나선다…암시장 유입 차단

기사등록 2022/07/13 15:13:20 최종수정 2022/07/13 15:41:42

EU 내무장관 회의, 무기 단속 논의…감시 기구 몰도바에 설치

유로폴, 회원국에 우크라 지원 무기·군수물자 등록부 제출 요청

[AP/뉴시스] 미국 워싱턴주 야키마 훈련 센터의 고지대 사막에서 전투 훈련 중 록히드 마틴이 생산한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이 발사되고 있다. 2022.06.02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무기에 대한 감시 및 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 지원된 무기들을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 암시장으로 무기 유입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FT는 복수의 서방 무기지원 관계자를 인용해 "많은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와 공급 무기에 대한 추적시스템 또는 무기 재고 목록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4개월 간 우크라이나에 10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 가량의 군사지원을 했거나 약속했다.

미국은 지난 2월 개전 이후 독자적으로 15회에 걸쳐 총 73억2000만 달러(약 9조5160억원) 규모의 군사지원을 했다.

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서방 국가들의 무기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폴란드 남부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으로 집결돼 분배된다.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까지는 1시간 거리(약 80㎞)에 있다.

익명의 관계자는 "서방의 무기들은 (항공편으로) 폴란드 남부에 도착한 뒤, 국경으로 운송된다"며 "국경에서부터는 트럭·밴·자가용 등으로 나누어 우크라이나로 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순간부터 무기가 어디로 가는지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게 된다"며 "해당 무기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어디에 쓰이는지, 심지어 (우크라이나) 국내에 머물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보니 데니스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들이 나쁜 손에 넘어갈 가능성은 우리의 고려 대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최근 발표한 부패인식 지수에서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180개국 가운데 122위에 머물렀다. 부정부패가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점은 우크라이나의 추후 EU 가입 과정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무기 밀매 문제는 지난 11일 체코 프라하에서 막을 내린 EU 내무장관 회의에서도 논의됐다. 논의 결과로 EU집행위원회는 밀수 단속 전문 감시 기구인 'EU 지원 허브'를 친러 국가 몰도바에 가동키로 했다.

야나 체르노코바 체코 국방 장관은 EU 내무장관 후 기자회견에서 "(어느 나라든) 무기의 밀매 또는 밀수를 피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도 아마 밀수를 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조국들이 무기 추적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믿지만, 완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U 법 집행기관인 유로폴(유럽형사경찰기구)은 지난 4월 조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범죄 집단으로의 조직적인 무기 거래가 시작됐으며, 유럽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유로폴은 각국 정부에 보낸 공문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과거 민간인 총기 등록부를 유지했지만 전쟁 후 폐기됐다. 이후 총기류가 기록없이 유통됐다"며 "EU에서 우크라이나로 넘어간 무기·군수물자 등록부를 사법기관에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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