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물체의 빛 파장이 길어지는 도플러 효과로
빅뱅 직후 빛은 적외선뿐…거울 큰 웹망원경 포착 가능
◆멀리 볼 수 있으면 수십억년 전 과거도 볼 수 있다
빛의 속도는 초속 약 30만km다. 1년에 10조km를 가는 속도다. 이것을 1광년이라고 부른다. 광년은 우주의 거리를 측정하는 단위로 사용된다. 여기에 멀리보면 과거도 볼 수 있는 비결이 담겨 있다.
10광년 떨어진 별이 있다고 하자. 이는 우리가 보는 그 별의 빛이 10년전에 별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라는 뜻이다. 태양의 빛은 지구에 도달하는데 8분 정도가 걸린다.
웹 망원경이 포착할 수 있는 빛 입자 중 가장 멀리서 온 것은 최대 130억년 거리에서 온 것이다. 우주를 130억년 동안 여행한 끝에 웹 망원경에 도착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12일 공개된 웹 망원경의 심우주 사진은 모두 10억광년 이내의 거리에 있는 우주의 모습이다.
◆우주 대폭발(빅뱅) 시기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면 좋은 이유
우주가 빅 뱅에서 시작됐다는 건 안다. 대폭발로 생긴 초단파 배경소음이 1964년 처음 발견됐고 이후 수십년 동안 연구가 이뤄졌다. 우주가 식으면서 물질이 합쳐지기 시작했고 최초의 별이 빅뱅 뒤 1억년만에 형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의 별들은 지금과 매우 달랐을 것이다. 빅뱅으로 만들어진 물질은 수소와 헬륨, 극소량의 리튬과 베릴륨 뿐이기 때문이다. 더 무거운 탄소, 실리콘, 철 등의 모든 기타 원소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초기 별들은 무거운 원소들이 없어서 크기가 매우 컸고 밝게 불탔으며 생성된 지 얼마 안돼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물질을 흩뿌리며 소멸했고 이 물질들이 뒤에 혹성을 형성했으며 우리와 같은 생물도 만들어졌다고 보는 천체물리학자들이 있다.
웹 망원경은 이 시기에 벌어진 일들을 포착해 분석할 수 있는 최초의 우주망원경이 될 가능성이 있다.
◆웹 망원경이 허블 망원경보다 뛰어난 점들
초기 우주는 적외선을 포착할 수 있어야 관찰할 수 있다. 도플러효과 때문이다. 경찰차가 빠르게 지나칠 때 사이렌소리가 차보다 늦게 들리는 것과 같은 효과다. 빛도 마찬가지다. 우리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물체는 파랗게 보이며 멀어지는 물체는 붉게 보인다. 멀어지는 물체가 발하는 빛 입자의 파장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초기의 별과 은하수들처럼 아주 멀리 있는 물체의 빛은 대부분 적외선인 이유다.
지구상에 있는 망원경으로는 적외선 관측이 불가능하다. 대기가 적외선 파장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또 적외선은 열에 의해 쉽게 왜곡된다. 웹 망원경을 지구에서 수백만 km 떨어진 곳에 설치하고 태양빛을 가리는 초대형 방패를 둔 것도 이 때문이다. 웹 망원경에 설치돼 있는 중적외선장비(MIRI)는 영하 266도에서 작동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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