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첫 의장 주재 회동부터 이견 팽팽…비공개서 고성 주고받기도

기사등록 2022/07/12 12:23:08 최종수정 2022/07/12 14:33:41

與 "상임위 구성부터" vs 野 "국회 개혁부터"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김진표(가운데)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지율 김승민 홍연우 기자 = 여야 원내대표는 12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첫 회동에서 기싸움을 이어갔다. 양당은 조속한 원 구성에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국민의힘은 상임위 구성을,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개혁을 먼저 요구하면서 대립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 순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발언권을 얻은 권성동 원내대표는 "다수당이 하라. 국회에서 풀 한포기도 마음대로 못 옮기는 소수당인데"라며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발언권을 양보했다.

이에 박홍근 원내대표는 "양보하신다고. 저런 양보의 마음이 앞으로도 계속 있으면 좋겠다"고 비꼬았고 권 원내대표는 "양보가 아니라 현실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모두발언을 시작한 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님은 잘 알다시피 합리적인 분이고 향후 국회에서 여야나 여러 의원 사이에 이견을 잘 조정, 중재하실 수 있는 포근한 리더십을 갖고 계신 분이라 믿는다"며 "그런 점에서 오늘 서로 취임하신 의장을 모시고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잘 알다시피 국민들께서 우리 민생의 위기, 또 우리 경제의 비상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국회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지금 운영에 힘써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것은 여야의 문제를 뛰어넘어 공히 국민 앞에 우리가 조속히 화답해야 되는 책무인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지금 한 달 반 가량 국회가 공전 상황에 있는 것에 대해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왔다"며 "하루라도 빨리 국회 원구성을 협상을 통해 마무리 짓고 여야가 그동안 무너진 신뢰 회복하면서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온 마음과 온 힘을 함께 쏟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우리가 후반기 국회 18개 위원장을 누가 맡을 지에 대한 협상 과정만은 아니라고 믿는다"며 "국회가 국민의 불신을 걷어내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모습으로 거듭나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께 왜 불신을 받았는지, 2년 단위로 법제사법위원장을 둘러싼 이 끝없는 정쟁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되지 않은가, 그것을 어떻게 시스템으로 개선할 것인지, 그리고 거의 정부의 들러리 수준으로 전락해 있는 예결위를 실질적으로 개선해 국회가 650조원 되는 국민의 혈세를 제대로 심사하고 결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제는 안착시켜야될 때가 됐다"며 "이런 국회 개혁 문제부터 시작해서 국민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향후 국회에서의 협치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우리가 극복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동력 역할이 될 것"이라며 "집권 여당이 무한책임을 갖고 있는 만큼 통 크게 양보하고 우리 야당을 설득해주신다면 오늘이라도 저는 나머지 원구성 문제도 타협하고 마무리 지어 보다 속도 있게 우리가 국회에서 각종 입법 심사를 포함한 업무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의장님께서도 그런 중재 노력을 계속해줄 것으로 믿고 있고 존경하는 권 대표님서도 당내 문제로 여러가지 오히려 책임이 막중해지셨는데 저희도 여당의 국정운영에 야당으로서 저희가 민생 문제에 대해선 과감하게 협조할 건 협조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생 경제가 어렵다는 데 있어서는 여야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그래서 지난 4일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때 우리 국민의힘이 과감하게 양보와 결단을 통해서 국회의장 선출에 협조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 이유는 우리 국회가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그러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여의도에서 여야가 각자 자기주장을 한다고 국민들이 그 얘기를 믿고 수긍하리라 착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구성은 간단하다. 국회의장을 뽑고 상임위원장을 뽑으면 된다"며 "여야 합의가 됐다 하더라도 국민적 동의가 없으면 그건 야합으로 정당성이 없다. 국민 의사보다 더 소중하고 더 높은 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그렇기 때문에 정당성을 잃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 걸림돌이 돼야 하는지 지금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말로만 민생 걱정한다고 하지 말고 우선 상임위 구성부터 하자"며 "제가 오죽하면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정부질문을 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 하자고 반쪽짜리 국회를 열자고 했겠나. 이것이 오히려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를 부분적으로 정상화시키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민생경제특위에 대해선 "상임위를 구성하고 개별적 상임위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됐을 경우에 민생경제특위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지 상임위 구성 전부터 민생특위 인청특위, 이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우리가 한발씩 양보하면 된다. 본회의 의장단이 구성됐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을 뽑고 상임위를 구성하면 바로 국회가 정상 가동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모임에서 정도로 좀 나아갔으면 좋겠다. 단순한 해법이 있는데 복잡한 조건 좀 제시 안 했으면 좋겠다"며 "다시한번 진전 있는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비공개로 전환된 회동에서는 양당 대표 간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마음대로 하라니까. 다 받고싶은대로. 일방적으로 민주당도 사과해야지"라고 소리쳤고 박 원내대표는 "약속을 깬 데 사과하라"고 맞받았다. 두 사람의 고성은 김 의장의 중재로 수그러들었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첫 모임에서 첫단추를 잘 꿰어 우리 국민들이 민생 경제 어려움을 겪는데 선물을 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선다"며 "그런 점에서는 두 분 원내대표도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우리 경제가 잘 아시는 것처럼 물가 폭등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오는 복합적인 경제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며 "국회에 거의 모든 상임위가 다 관련되는 총체적인 물가 정책 뿐만 아니라 총체적 경제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지난 월요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으로) 선출됐을 때 민생경제 특별위원회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며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의 모든 상임위가 관련한 민생 경제 대책에 있는데 충돌되지 않고 신속하게 할 수 있는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오늘 첫단추를 잘 꿰어서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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