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부패정권 최후…대통령관저 점거·총리관저 방화(영상)

기사등록 2022/07/11 17:12:51
[콜롬보(스리랑카)=AP/뉴시스] 10일(현지시각) 스리랑카 콜롬보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에 전날 난입한 시위군중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반정부시위대의 대통령관저 점거, 총리 집 방화 등 거센 압박에 굴복해 스리랑카 대통령과 총리가 사임을 발표했다. 스리랑카는 코로나 사태로 주력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부채가 급증해 ‘국가부도’사태에 직면하면서 연료, 의약품, 식품 등의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AP 통신·글로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스리랑카의 야당 진영은 이날 새 정부 수립을 추진하기 위해 회동한다.

스리랑카 야당들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과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전날 반정부 시위대의 압력에 굴복해 사임을 발표한데 대응해 이날 만나 신 정부 구성에 합의를 시도하기로 했다.


시위대는 9일 라자팍사 대통령과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관저와 집무실 등에 난입해 일부 건물에 불까지 지르고 이들이 공식 사임할 때까지 점거하겠다며 밤새 농성을 펼쳤다.

대통령관저에 배치된 군인들은 시위대가 정원의 수영장에 뛰어들고, 침대에 누워 장난을 치고, 핸드폰으로 이곳저곳을 촬영하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다.
[콜롬보=AP/뉴시스] 코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10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대통령 관저에 난입해 있다. 2022.07.11.
시위대는 수상집무실 야외에서 음식을 요리하고, 소파에 누워 자거나 게임을 하기도 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면 IMF나 어떤 국제적 지원도 멀어질 것”이라며“무법상태가 계속되거나 정당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스리랑카를 도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콜롬보(스리랑카)=AP/뉴시스] 10일(현지시각) 스리랑카 콜롬보에 위치한 위크레미싱게 총리의 관저 내 일부 건물이 전날 난입한 시위대의 방화로 불에 탄 채 남아있다.
한편 미국 국무장관 블링컨은 스리랑카 의회가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할 해결책을 빨리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평화시위에 대한 공격에 반대한다며 시위관련 폭력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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