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어미 '봉이', 12살 딸 '우리' 여름나기에 진땀
하루 두차례 샤워…고온 때는 우리 안에만 머물기도
더위에 취약한 북극여우 우리에는 에어컨 가동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쏴아아아…'
광주에 폭염특보가 8일째 지속되고 있는 7일 북구 우치공원.
올해 25살이 된 어미 코끼리 '봉이'와 12살인 딸 코끼리 '우리'는 쏟아지는 햇볕 아래에서 걸음을 느릿느릿 걸었다.
우리 한 가운데 그늘막이 설치됐지만 봉이와 우리는 긴 코를 축 늘어뜨렸다. 더위에 지친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이따금씩 구름이 햇볕을 가릴 때면 코끼리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돌리기도 했다.
사육사들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우리 한 켠에 마련된 샤워 시설의 물을 틀기 시작했다. 수분 보충을 위한 수박 두덩이도 마련했다.
딸 '우리'는 연신 쏟아지는 물줄기가 무서운지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어미 봉이를 따라 더위를 피해 온몸으로 물을 받아내기 시작했다.
코끼리들은 물에 익숙해지자 코를 길게 내 뻗으면서 서로 물장구를 쳤다.
코끼리들은 사육사들이 썰어 놓은 수박을 건네자 킁킁 냄새를 맡다가 냉큼 코로 낚아 챘다. 이후 땅에 떨어뜨려 먹기 좋게 조각난 수박을 코로, 다시 입으로 가져갔다.
코끼리들은 하루에 두 차례 물줄기를 쐬고 수분을 보충하면서 부단히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같은 시각 다른 우리에 있는 맹금류·맹수류들도 대부분 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조류들도 나무 밑에 옹기종기 모여 더위를 피했다.
우치공원사무소는 동물들의 여름 나기를 위한 폭염 대책을 마련했다.
사무소는 고온이 지속될 경우 동물들을 우리 안에서 쉬게 한다.
북극여우와 같은 더위에 취약한 동물 우리엔 에어컨을 설치하고 수시로 계절 과일을 통해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한다.
맹수류에는 얼린 갈비를 제공, 더위를 식히면서 먹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광주와 전남 22개 시군에 차례대로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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