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내내 이러나…변덕 날씨에 예비전력 9%대 붕괴

기사등록 2022/07/07 06:00:00 최종수정 2022/07/07 06:45:43

6일 예비율 9%대 밑으로 하락…지난해 최대전력 넘겨

올해 최저치 5200㎿ 전망…9년 만에 전력경보 가능성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의 모습. 2022.07.0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이달 들어 때 이른 폭염과 소나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예비율(공급된 전력 중 사용하고 남은 전력의 비율)이 연이틀 안정 운영의 마지노선으로 꼽히는 '10%' 밑으로 떨어졌다.

이른 무더위와 코로나19 일상 회복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빠르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름철 전력 수급 불안 우려가 나온다.

7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5시40분 기준 전력 공급예비율은 8.74%로 집계됐다. 지난 5일 9.5% 기록한 뒤 하루 만에 8%대로 떨어진 것이다.

같은 시간 전력수요는 9만20835메가와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27일 기록한 연간 최대전력 9만1141㎿보다 높은 수치로, 예년보다 빠르게 전력 수요가 정점에 다가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급예비력(최대전력을 초과해 확보하는 공급능력)은 8050㎿로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 기준(5500㎿)과 불과 2550㎿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정부는 예비력이 5500㎿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경보 '준비'를 발령하고, 이보다 더 내려가면 ▲관심(4500㎿ 미만) ▲주의(3500㎿ 미만) ▲경계(2500㎿ 미만) ▲심각(1500㎿ 미만) 순으로 경보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준비 단계부터 비상수급대책본부가 운영되며 대국민 절전요청이 이뤄지고, 관심 단계에선 전압 하향조정을 통한 수요 감축 유도와 공공기관의 비상발전기의 가동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경계 단계에 이르면 긴급절전 수요조정 조치를 취하게 되며, 심각 단계가 되면 일부 지역에 강제로 전력을 끊는 순환 단전(긴급부하조정) 조치를 실시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13년 주의 경보 발령 이후 약 9년 만에 전력수급 비상 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통해 전력 수요가 정점인 8월 둘째 주 예비력이 52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5년래 최저수준으로, 전력수급 비상경보 발령 범위에 해당한다.

전력거래소는 이번 주 예비력이 1만~1만2000㎿ 내외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무더위로 인해 전력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호 태풍 에어리(AERE)가 북상하며 몰고 온 뜨거운 열기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 최대전력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대 19.4%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거래소는 올 여름 역대 최고 수준의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해 공급능력을 최대로 확보하고 비상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전력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를 아낀 만큼 돈으로 돌려받는 '에너지 캐시백' 사업 등 에너지 수요 효율화 정책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5일 산업부 출입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앞으로 에너지 다소비 저효율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에너지 쇼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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