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 위기 상황 고착 우려에 투자 위축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기업 이자 부담 등으로 경제 전망 악화
노무라리서치, 韓 3분기 성장률 -22%…경기후퇴 진입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육류, 계란 등 단백질 주 공급원의 가격이 급등하는 프로틴플레이션(프로틴+인플레이션)이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기업들의 하반기 투자와 고용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일반 국민이 자주 구매하는 쌀과 라면 등 생활물가지수는 7.4% 올랐다. 이 역시 1998년 11월(10.4%)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과일과 채소 등을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도 5.4% 상승했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2~3%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는 2분기(4~6월) 이후 급등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에 이어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등 악재가 겹치자 기업들은 하반기 경제 성장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고 투자와 고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 6.0%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면서 "물가상승이 임금 인상을 유발하고 임금 인상이 다시 물가를 자극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인상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기업의 투자와 고용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원자재가 안정화 여부가 향후에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 본부장은 "물가는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으로 인해 곡물 파종 이후 수확 등의 과정이 원활하지 않다"면서 "희귀 가스나 기타 원자재의 경우 전쟁이 종료할 경우 즉시 공급망이 원활해질 수 있는데 곡물가는 현재 상황이 당장 해결되어도 내년이 되어야 긍정적 전망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곡물의 경우 수확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 초까지 현상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 경제가 올 3분기(7~9월)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향후 1년 안에 경기후퇴에 진입할 것이라는 글로벌 전망도 나왔다.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는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미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과 함께 12개월 안에 경기후퇴로 접어들면서 세계 경제가 전반적인 성장 둔화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한국은 3분기 성장률이 -2.2%로 떨어져 조기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혁파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상호 전경련 팀장은 "현재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상황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에 법인세제 개선, 규제개혁 등 기업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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