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은 지난 17년 동안 OECD 자살률 1위 국가다.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의 동반 자살도 한 두번이 아니다. 어쩌면 이런 참혹한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이같이 썼다.
박 전 위원장은 "열 살 아이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죽음을 맞았다. 부모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아이는 무수한 꿈을 펼칠 날들을 잃었다"며 "한 아이에게, 어느 부부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동안 정치는 과연 무엇을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잠깐이나마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조양 가족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정치를 바꿔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는 계파와 권력을 앞세운 정치투쟁이 아니라 생활고로 힘들어하고 죽어가는 서민과 청년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민생투쟁이 돼야 한다"며 "민주당부터 민생으로 달려가야 한다. 빈부격차와 생활고에 주목하지 않는 정치, 기득권 카르텔 구조를 타파하려는 노력이 없는 정치는, 청년들과 서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는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치를 해야 한다.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다시 줄 수 있다면 그 어떤 정책도 협상테이블에 올려 기꺼이 토론해야 한다"며 "저를 포함해 정치하는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됐다.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치가 민생과 협치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이 민주당의 책임을 거론하자 당내에서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박은수 전 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박 전 위원장은 이 사건을 언급하며 갑작스레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게 책임을 물었다. 박 전 위원장은 스스로가 판사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며 "경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이 사건을 동반자살로 규정짓고 그 책임을 민주당에 따져묻고 있다. 박 전 위원장에게 그럴 권한이 있으냐"고 했다.
그는 "많은 국민은 이 사건을 두고 '생활고 동반자살'이라는 프레임에 가려진 '아동 사망'에 슬퍼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정치인은 박 전 위원장이 유일하다"며 "이 사건을 동반자살이라는 프레임에서 다루는 정치인도 그가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을 비판하며 당내 입지를 넓히고자 이 비극적인 사건을 언급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박 전 위원장을 규탄한다"며 "이 사건이 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판 비판으로 이어져야 하는 지 당최 알 수 없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정치적 정당성을 변호하기 위해 그 근거를 이 사건에서 찾는 것 같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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