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자연재난' 대비 안전계획 보완…한 달간 시설 보강
무너진 201동 안팎 잔해물 해체 또 연기…9월 중순 마무리
뒤따를 철거·재시공 공정도 불투명…"안전 감독 강화할 것"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진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 전면 철거·재시공 공정과 관련, 여름철 자연 재난에 대비한 안전 설비를 추가 보강하면서 차질이 불가피하다.
26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사업계획 승인권자 서구청은 지난달 25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출한 '여름철 자연 재난 안전 조치 보완 계획'을 승인했다.
해당 보완 계획은 무너진 201동 안팎 잔해물을 해체하는 '안정화 작업' 도중 여름철 장마 또는 태풍, 집중호우 등에 대한 2차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안전 설비를 보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비·바람에 따른 붕괴 잔재물 낙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추가 보강했다.
폭우가 내릴 경우 201동 서측 콘크리트 잔재물 낙하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무너진 201동 건물 부대시설 상부에 가설강재(EGI) 울타리를 설치하고 지상에 모래를 두툼하게 깔았다.
이달 13일에는 201동과 204동 사이에 대형 비산방지망을 설치했다. 이어 17일 가설 방음벽 상부에 낙하물 방지 그물을 추가 설치했다.
또 집중호우에 대비해 201동 서측 잔재물 쇠줄(와이어) 결속 상태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공사 중 이미 설치된 추락방호망을 원상 복구 수준으로 재정비하기로 했다.
태풍이 발생할 경우 201동 남측 외벽과 동측 기둥이 위험하다고 판단, 해당 지점마다 자동화 변위 계측기를 설치했다. 안전감시단 2명이 비상 근무하며 실시간 상황을 점검한다.
여름철 재난 예방 안전 조치를 마친 현재는 대형 크레인과 BMU(Building Maintenance Unit) 곤돌라 등을 가동해 201동 외벽 돌출 철근을 잘라내는 작업까지 마쳤다.
현재 '안정화 작업' 공정률은 10% 안팎 수준으로, 날씨 등 변수 없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9월 16일 끝날 예정이다.
안정화 작업 완료 목표시점은 당초 6월 말에서 한 차례 연기돼 오는 8월까지였다. 또 다시 연기되면서 최초 계획보다 두 달 이상 늦어진 것이다.
앞으로 현대산업개발은 안전 사고 없이 위험 요소를 해체하고자 201동 남측 외벽, 동측 기둥 등을 147개 조각으로 절삭, 해체한 뒤 반출할 방침이다.
안정화 작업이 끝나면, 화정아이파크 내 짓다 만 건물 8개 동은 신축 공사의 연장선에서 관련 승인·허가 행위를 거친다.
철거·재시공 공정이더라도 별도의 사업계획 승인은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관리계획서와 공사중지 명령 전면 해제 관련 심의·승인 절차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서구 관계자는 "붕괴 잔해물을 해체하는 안정화 작업이 무사히 끝나야 전면 철거·재시공 공정을 시작할 수 있다"며 "현장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정화 작업 기간 중 태풍, 집중호우 등 기상 변수를 감안한 관리·감독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에 따라서는 일정이 다시 조정될 수도 있다. 전면 철거·재시공 관련 행정 절차는 현대산업개발 측이 준비를 마치는 대로, 올 하반기 안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단지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붕괴 참사 114일 만인 지난달 4일 입주 예정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정아이파크 1·2단지 전면 철거·재시공 방침을 밝혔다. 화정아이파크 8개 동 전면 철거에 30개월, 재시공 40개월을 통틀어 5년 10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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