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합참 최초 보고 놓고 의혹 제기
조류 방향, 자진 월북 판단 근거로 제시
최종 발표에서는 내용 바뀌어 발표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합동참모본부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피살 사건 초기에 청와대에 자진 월북이 아니라고 보고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이는 이씨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되기 전에 청와대와 국방부 등이 공유하는 내부망에 게재됐던 내용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24일 "2020년 9월22일 합참이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한 최초 보고서에는 월북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어 "그 이유는 당시 실종 시간이 21일 오전 4시에서 11시로 추정됐는데 이 시간 조류 방향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방향이었고 당시 어선 조업기여서 주변에 어선이 많았다"며 "오전이라 주변 배들이 많이 볼 것인데 월북을 비밀리에 감행하기는 적절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전날 국방부 현장 방문을 마친 뒤에도 같은 내용을 소개한 뒤 "월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입장이 바뀐 것은 24일부터다. 22일에는 월북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가 청와대를 거치면서 월북으로 둔갑했다"며 "22일에서 24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합참 문건은 국회의원분들이 열람을 요청해서 절차에 맞게 의원에게만 공람됐다"며 "다만 (2020년 9월)21일께 합참이 여러 내용을 종합해 내린 초기 판단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이 공개된 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국방부가 합참 의견을 묵살하고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하지만 해당 문건은 합참이 청와대에 단독으로 보고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와 국방부 등이 공유하는 내부망에 합참이 올린 보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초기 보고는 이씨가 NLL 북쪽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면서 의미가 퇴색했다. 오히려 조류 방향은 이씨가 스스로 월북했다는 근거로 적시됐다. 이씨가 북한 해역에 있다는 것은 스스로 헤엄을 쳐서 북쪽으로 갔다는 의미라는 것이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그때 당시에 나온 게 아무것도 없었다.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당연히 월북 가능성은 낮다고 보여 지는 게 맞다"며 "그런데 추가적으로 첩보들을 분석하는 작업 속에서 이게 확인된 것이다. 22일은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가 24일은 확 바꿨다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20년 9월24일 기자단 대상 백브리핑에서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식 발표에서는 조류 흐름은 빠졌다. 군 관계자는 당시 "정보 분석 결과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할 때 본인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고려 시 자진 월북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자세한 경위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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