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도쿄올림픽 금메달로 이끈 로랑 틸리 감독, 한국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배구 지론 설파
[서울=뉴시스] 문성대 기자 = "약팀이 강해질 수 있는 건 훈련 뿐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2022 해외 우수 배구 지도자 초청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프랑스 남자대표팀을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로 이끈 로랑 틸리 현 일본 파나소닉 팬더스 감독이 자신의 배구 지론을 설파했다. 틸리 감독은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한국에 오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세미나에 참석했다.
틸리 감독은 화상으로 V-리그 남녀 14개 구단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국내 초중고대학 배구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술 지도 방법, 상대팀 여건 및 상황에 따른 경기대비, 훈련 방법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틸리 감독은 가장 먼저 프랑스 사령탑을 맡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 대표팀 감독을 2012년부터 맡았다. 그때 선수들이 12명밖에 없었다. 당시 프랑스는 세계랭킹 20위권 밖이었다. 예선 통과가 목표였다.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몇 년 동안 관문을 거쳐야한다. 선수들이 올림픽 예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중요했다. 로드맵을 제시하고, 어떤 방법으로 가야하는지, 우리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틸리 감독은 "그동안 프랑스가 국제대회에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 조사를 해서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월드리그 등 국제대회에서의 기록을 정리하고 꾸준히 관리했다. 프랑스가 올림픽에 나갈 때 어떤 팀을 상대해야 하는지, 각 나라의 팀들의 장·단점을 스스로 분석해 준비하도록 했다. 장단점을 파악해 선수가 상대 팀을 알고 동기부여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약팀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훈련 뿐이라고 강조했다.
틸리 감독은 "내 원칙은 선수들이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은 어떤 핑계를 대고 훈련을 적게 하려고 하고, 젊은 선수들은 부상 등의 핑계를 대면서 훈련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운동을 많이 시키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나는 21일 동안 훈련을 하면서 하루만 쉬는 환경을 조성한 적도 있다. 특히, 서브와 수비 훈련은 모든 훈련에 30% 할애할 정도로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운동을 많이 하기 위해서 선수들은 기술, 능력, 체력, 심리적 요소 등 각자 자신을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 믿음으로 대해줬다. 훈련 때 연습을 하거나, 연습경기를 할 때는 엄격한 규정, 규칙을 적용했다. 선수들이 대부분 개인 성향이 강하다. 그걸 팀으로 뭉치게 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견해를 밝혔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참패를 맛본 후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비결도 전했다.
틸리 감독은 "리우올림픽에 가서 참패를 당했다. 그리고 다시 4년 동안 메달을 목표로 뛰었다. 올림픽 우승 팀이 어떻게 했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우리가 부족한 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거쳤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장점을 살리는 방법,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하면서 도쿄올림픽을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프랑스 팀 특성에 맞춰서 선수들을 선택하고 준비를 했다"며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히든카드'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전력을 전부 노출시켜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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