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징계 안 할 시 '이준석 체제' 공고해져…당 혁신 강한 드라이브
경고 이상 징계 시 與 권력구도 재편…조기전대 등 당권 경쟁 본격화
당 윤리위원회는 22일 저녁 성 상납 무마를 위한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이준석 대표 징계안을 국회에서 비공개 심사한다.
대선, 지선을 연승하자마자 당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되는 사상 초유의 초대형 악재가 불거진 만큼 당 내에선 징계 여부 및 수위에 상관없이 리스크 해소를 위해 윤리위가 신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당내 여론이 좀체 한쪽으로 수렴되지 않는 양상이라 윤리위가 '이준석 징계안'에 관한 '수습 시나리오'를 어떻게 내놓을 것인지가 여권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법적 책임과 별도로 정치적, 도덕적 책임의 수위를 놓고 당내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윤리위 안에서도 결론을 내리는 데 진통이 따를 수도 있다. 윤리위가 공개 입장문을 낼 정도로 이 대표를 향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칼을 빼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며칠 새 당 안팎에선 경찰의 수사 종결 전 윤리위가 먼저 결론을 단정해서 내릴 경우 정치적 파장이나 수사에 미칠 부담을 의식해 이 대표에 대한 징계 판단을 유보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2일 한 라디오에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원회에 회부가 된 것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았는데 일단 윤리위원회에 회부가 된 이상 윤리위원회에서 (징계여부)판단을 해야 되는데 그 판단의 기준이라는 건 정확한 증거가 확보가 된 다음에 해야 되지 않겠냐"며 "그런데 지금의 양상을 볼 것 같으면 국민의힘 내부에 서로 세력 다툼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처럼 일반 국민에게 비춰지기 때문에 이거는 당의 장래를 위해서 절대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윤리위의 징계 심사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한동안 논란이 일었던 이 대표의 거취 부분은 어떤 식으로든 매듭 지어질 공산이 클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때문에 국민의힘 당 역학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을 경우 '이준석 체제'는 더 공고해지고, 당 혁신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 대표가 소위 '윤핵관' 핵심축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투톱 체제 하에 당 혁신, 공천권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당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이 대표로서는 '징계 리스크'가 당 쇄신 노력에 걸림돌로 작용해 혁신위원회 인선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고 출범 시기가 지연되는 등 상당한 차질을 빚었던 만큼 혁신위를 조속히 본궤도로 올려 최우선 과제로 당 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당 쇄신의 방점을 공천 개혁에 두고 있는 만큼 매번 선거 때마다 특정 계파의 입김이 작용하는 공천 구조를 허물고 당내 경선 활성화를 통한 물갈이 가능성을 높여 '이준석표 개혁'의 색채를 더 강화할 것이라는 예기가 나온다.
반면 이 대표가 윤리위로부터 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을 시 '이준석 리더십'은 큰 타격을 받게 되고 당내 권력지형도 요동칠 것으로 관측된다.
제명은 당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되지만, 탈당권고의 징계처분이 의결된 경우 10일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윤리위 의결을 거치지 않고도 제명 처분이 가능하다. 당원권 정지는 최소 1개월 이상 최장 3년까지로, 과거 지도부 일원이 징계를 받고 최고위에 복귀한 전례는 있지만 당대표의 리더십은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이 대표는 사실상 불명예 퇴진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되고, 당 내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당대회를 치르는 기간이 한 달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비슷한 시기인 8월 전후로 조기 전대를 치를 수도 있다. 만약 당대표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측근이 선출된다면 국민의힘의 당 권력구도는 친윤(親尹) 쪽으로 쏠림이 심화되면서 사실상 '윤석열 친위정당'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계파 논란으로 '민들레' 출범에 제동이 걸렸던 것과 달리 친윤계의 세력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일각에선 '민들레' 출범 과정에서 친윤계 안에서도 입장을 달리 하면서 갈등 조짐을 보였던 만큼 친윤계의 결속력이 약할 경우 여권 내 권력 싸움이 치열해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안철수, 김기현, 권성동, 정진석 등 차기 당권주자 후보군은 많지만 대체로 대중적 인지도가 약하거나 당내 기반이 약해 조직력이 떨어지는 등 춘추전국시대로 비유될 만큼 강력한 당권주자가 없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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