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모내기도 못해"…단비에도 애타는 '농심'

기사등록 2022/06/15 07:00:00 최종수정 2022/06/15 08:02:42

수개월째 가뭄, 피해 막심…시, 살수차 등 지원

가뭄 흔적 곳곳에…물 부족에 이제야 땅고르기

[청주=뉴시스]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현도면의 한 논에 비가 내렸지만 가뭄의 흔적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다. 이 논은 가뭄 영향으로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22.06.15 hugahn@newsis.com


[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이 정도 비론 택도 없어요. 망종(芒種) 지난 지가 언제인데 모내기를 못하고 있으니 원..."

오전부터 단비가 내린 1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현도면의 한 논. 그토록 기다려 온 비건만 농부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수개월째 가뭄을 겪은 이들에게는 이번 단비도 부족한 모양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청주에는 1.3㎜의 약한 비가 내렸다.

청주엔 이달 3번의 비가 왔다. 다만 5㎜가 내린 지난 5일 말고는 모두 1㎜ 미만의 미약한 수준이었다. 지난달은 고작 이틀만 비가 왔다.

적은 강수량으로 인한 피해는 모두 농부들의 몫이 됐다. 지하수를 끌어 농사를 짓는 이들 중 모내기를 시작도 못 한 농부도 있다.
 
[청주=뉴시스]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현도면의 한 논에 비가 내렸지만 가뭄의 흔적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다. 이 논은 가뭄 영향으로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2022.06.15 hugahn@newsis.com


이날 청주 현도면 무록리의 한 논은 단비에도 가뭄의 흔적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다. 갈라진 땅 사이에 잡초만 일부 자라있을 뿐이다.

논에 물이 촉촉하게 고여있어야 할 정상적인 모내기 철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무록리 1만5000㎡ 땅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안모(62)씨는 "비가 안 오니 벼농사를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소형 관정은 있으나 마나에 대형 관정도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면서 "주변 하천도 모두 마른지 오래다. 농사 걱정에 잠이 오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몇몇 논은 '망종(芒種)'에서 8일이 지난 이날에서야 모내기 준비를 위한 땅 고르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보통 농가에서는 24절기 중 아홉 번째인 망종 전에 모내기를 마친다.

[청주=뉴시스] 1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현도면 한 논에서 때 늦은 모내기 땅고르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06.15. hugahn@newsis.com

모내기를 늦게 할 경우 벼의 생육기간이 짧아지고, 등숙기간이 충분치 못해 벼알이 제대로 여물지 못할수 있다.

오상진 현도면 이장협의회장은 "수리시설이 잘돼 있는 곳은 그나마 낫지만 지하수를 이용하는 농가는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다행히 시에서 살수차 공급을 빠르게 해줘 숨통이 트였지만 그동안 본 피해를 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도면은 청주시에서도 저수량이 극히 적은 곳이다. 이날 기준 현도면 노산리 저수량은 2만7600㎥다. 저수량이 가장 많은 오창읍 성산리는 330만7000㎥에 달한다.

가뭄 해갈을 위해 시는 지난 8일부터 재난관리기금 2억원을 운용해 지역 농촌에 16t 살수차 310일분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피해가 큰 현도면에는 다른 지역보다 많은 50여일 분의 살수차가 들어오고 있다.

현도면에서 수십 년째 벼농사를 지어 온 김모(66)씨는 "살수차가 달계리에 있는 400평 논에 오후에만 45t을 급수해줬다"면서 "아침까지 말라있던 논에 물이 차는 것을 보니 숨통이 트인다"고 화색을 보였다.

[청주=뉴시스] 1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현도면에서 한 농부가 논에 급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2.06.15. hugahn@newsis.com

오 협의회장은 "벌이를 떠나 농부는 자기 논에 곡식이 자랄 때 즐거움을 느낀다"면서 "벼가 자라지 못할 때 농부는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가뭄이 해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간 청주 평균 강수량은 120.8㎜로 평균 강수량(29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청주를 비롯해 영동, 음성, 제천, 증평, 진천, 충주는 '보통 가뭄' 단계에 포함됐다. 괴산, 단양, 보은, 옥천은 '약한 가뭄' 단계다.

저수율 또한 크게 떨어졌다. 이날 기준 충북 저수율은 51.8%로 지난해 같은 기간(74.2%)보다도 22.4% 적은 수준이다.

[청주=뉴시스]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현도면의 한 논에 비가 내렸지만 가뭄의 흔적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다. 이 논은 가뭄 영향으로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2022.06.15 hugahn@newsis.com

이같은 전국적인 가뭄은 이달 말에 들어서야 해결될 것으로 점쳐진다. 기상지청은 이달 중순 저기압의 영향으로 비가 평년 대비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살수차와 함께 3000만원을 투입해 읍·면복지센터에 양수기를 구비하는 등 가뭄 해결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대형관정 보수 사업 등 부수적인 지원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gah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