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인터넷 황금기 연 IE…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구글 크롬 등 경쟁자에 밀리며 점유율 하락
신규 기능 추가 제외되며 후속 엣지에 바통터치
MS 엣지, 과거 왕좌 되찾기에는 단기간 내 어려울 듯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오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서비스가 종료된다. 1995년 출시된 이후 27년 만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따르면, 15일부터 IE 11에 대한 기술 지원을 종료한다.
앞서 지난해 5월 MS는 공식 홈페이지에 “6월 15일부터 IE 11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이후 윈도 업데이트를 받은 PC에선 IE를 사용할 수 없다. IE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MS가 제공하는 또다른 웹브라우저 '엣지'로 전환된다.
◆인터넷 황금기 연 웹브라우저
IE는 지난 1995년 원도95 시절 첫 등장했다. 이후 인터넷이 급격히 보급되며 인기가 상승했다. 당시 최고 인기를 누렸던 브라우저 넷스케이프를 제치며, 브라우저 왕관을 꿰찼다.
IE는 2000년대 초반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2003년 전 세계 웹브라우저 점유율 95%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짧았다. 2002년 모질라 파이어 폭스, 2008년 구글 크롬 등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이 IE를 위축시켰다. PC대신 모바일로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볍고 빠른 대안 브라우저들이 인기를 끌었다.
MS도 반전을 꾀했다. 2011년 IE 9를 선보인 후 1년 단위로 새로운 버전을 내놨다. 이때 등장한 것이 IE 10과 IE 11이다. 그러나 경쟁자들에게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2012년부터는 구글 크롬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는 IE 종료를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MS 스스로가 IE에서 서서히 손을 뗐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는 IE에 새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다. 같은 해 엣지 브라우저가 첫선을 보였다. 지난 2020년에는 자사 협업도구 팀즈 안에서 IE 지원을 종료했다.
8월 윈도 365에서 지원을 종료했다. 윈도 365는 MS가 제공하는 윈도 클라우드 서비스다. 이후 최신 운영체제인 윈도11부터는 아예 IE를 빼버렸다.
이번 조치는 MS가 자사 웹브라우저 제품 라인을 '엣지'로 단일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MS는 엣지가 호환성, 보안성 등에서 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이에 MS는 엣지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MS 측은 “1초마다 약 579건에 달하는 암호 공격이 시도되는 만큼 보안이 강력한 브라우저가 필요하다”며 “매달 보안 업데이트하는 IE 11보다 빠르면 몇 시간 내로 보안 업데이트가 가능한 엣지가 최근 보안 환경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후 MS는 IE 11를 완전 폐기한다. 이는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이날 윈도 업데이트를 받은 PC부터 IE 11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엣지 브라우저로 연결된다. 이마저도 오래가지 않을 예정이다. MS는 향후 윈도 업데이트를 통해 IE를 영구적으로 비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IE 11에서만 열리는 웹사이트는 어쩌지
문제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아직 IE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들이 있다는 것이다. IE 11에서만 열리는 웹사이트를 아예 사용 못하는 것은 아니다. MS는 엣지에 IE모드를 탑재했다. IE 기반 웹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호환성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MS는 오는 2029년까지 IE모드를 제공한다. 종료 1년 전 사용자들에게 공지할 방침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엣지에서 IE모드를 열고 사이트에 접속하면 된다. IE11를 계속 사용할 수도 있다. 윈도를 업데이트 하지 않고, 바로가기 아이콘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보안 업데이트 등이 지원되지 않아 해킹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엣지로 과거의 왕좌 되찾을까
MS가 '엣지' 단일화로 과거의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탈환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구글 크롬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 세계 시장에서 크롬 점유율은 64.95%다. 이에 반해 엣지는 3.99%에 그쳤다. 2위인 애플 사파리 19.01%과도 큰 격차다.
업계 관계자는 “웹브라우저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엣지가 IE보다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를 넘어서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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