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친윤·안철수'와의 전쟁…당 권력 투쟁 점화

기사등록 2022/06/14 12:23:22 최종수정 2022/06/14 14:09:46

이준석 측, '장제원 측근' 정점식 협상 취지 왜곡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중구 장충동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포럼 '푸드테크 혁명'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있다. 2022.06.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에 이어 안철수 의원과도 대치하고 있다.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좌우할 '성상납·증거인멸교사 의혹' 당 윤리위원회 징계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은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안 의원이 옛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인사 2명에 대한 최고위 내부의 부정적인 기류를 언급하면서 재고를 공개 요구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지난 대선 기간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다. 청산 대상'이라고 비난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친윤계인 정 의원에 대해서는 국민의당 인사 배려라는 합당정신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4월 합당 협상에서 국민의당 몫으로 최고위원 2명과 당 대변인 1명을 약속했고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 의원은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정치적 앙숙' 안 의원에게 재고를 요구하면서 본인 뿐만 아니라 최고위 의원들의 우려를 전면에 세우고 있다.

하지만 4월 합의안이 도출된 이후 두달 뒤에야 재고 방침을 밝힌 것은 최고위에서 안 의원과 친윤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견제하려는 포석이 담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이 친윤계인 정 의원을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것은 국민의힘 안착 또는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해 당내 우호세력 구축이 필요한 안 의원이 친윤계, 특히 정 의원과 밀접한 '윤핵관' 장제원 의원에게 손을 내민 것이라는 해석이 팽배하다.

안 의원은 같은날 오후 대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 만난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합당이라는 것은 당 대 당의 공적인 관계에서 어떤 필요한 조건하에 사무적으로 진행된다. 벌써 두 달 전에 다 끝난 일로 생각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 대표 측은 합당 협상 당시 국민의당에 배정된 최고위원은 1명이었지만 국민의당 인사에 당직 기회를 열어준다는 취지에서 2명으로 늘려준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장제원 측근'인 정 의원은 당초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앞서 "우리 당내 모 중진 의원측 인사가 굉장히 많이 들어갔다는 인상", "그 중진의원과 합당협상을 할 의도도 없고 한 적도 없다", "왜 그분 의사가 투영된 인사들이 여기 있는건지 합당정신과 다른 거 같아 의아하다"는 거론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차기 당권을 노리는 친윤계와 다소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친윤계는 이 대표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친윤계 맏형인 정진석 국회의장은 이 대표의 혁신위원회 출범과 우크라이나 방문을 공개 비판했다. 정 부의장은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 등 표현을 빌려 이 대표를 연일 저격했다.

이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정 부의장의 저격에 "사실관계가 맞아야 알겠습니다 소리라도 하는 것" 등 강대강 맞대응을 택했다. 양측간 갈등은 지도부가 만류한 끝에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제게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비판과 비난을 가해오신분들에게 지금까지 많이 참았다"며 친윤계 등에 대한 쌓인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저한테 자기정치 얘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제 제대로 자기정치를 해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윤계인 배현진 의원은 다음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혁신위에 대해 "자기 정치를 위한 사조직처럼 오해받지 않겠냐"고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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