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전서 활동량·압박 앞세워 벤투 감독 눈도장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황희찬(울버햄튼),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정우영의 활약도 눈부셨다.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한 이날 포메이션에서 정우영은 많은 활동량과 압박, 공간 침투로 황희찬, 나상호(서울) 등의 공격진을 지원했다. 칠레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역습 패스로 황희찬의 선제골도 유도했다.
정우영은 8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피곤하지 않다. 컨디션은 매우 좋다"며 "칠레전이 끝나고 주변에서 몸싸움, 템포가 많이 성장했다고 해줬다. 부족한 점을 여전히 들었지만 보완됐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 6월 4경기가 많긴 하지만 즐겁다. 형들과 한 번 더 발을 맞출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기대되는 경기들이다"고 보탰다.
인천 대건고를 거쳐 2017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정우영은 2019년부터 프라이부르크에서 3시즌째 뛰고 있다.
그는 "적응은 마친 상태"라며 "플레이를 할 때, 내가 선호하는 포지션이 있지만 모든 포지션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자리에서 뛰든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어 "칠레전을 준비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다. 형들이 많이 말하고 도와줬다. (손)흥민, (황)희찬, (나)상호 형들과 소통하면서 했다"고 더했다.
지난해 3월 한일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정우영은 같은해 11월 이라크와의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최근 브라질, 칠레와 평가전에 모두 출전했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만큼 손흥민, 황희찬 등 선배들의 활약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정우영은 "형들의 경기를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낀다. 특히 흥민이 형이 득점왕을 했는데 선수로선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가 되지만 정말 자랑스럽고, 힘이 난다. 여러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정우영은 지난해 김학범 감독이 이끈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승선을 노렸지만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정우영은 "올림픽에 가지 못해서 실망이 많이 컸다"면서도 "그 기간을 준비하면서 정말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가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하기도 했다. 그걸 계기로 좀 더 보여줘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고 했다.
이르지만 칠레전 활약으로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우루과이전의 히든카드가 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벤투 감독이 칠레전 활약을 극찬했다는 질문에는 "활동량이나 압박, 공을 빼앗겼을 때, 빠른 수비 전환 움직임 등을 좋아하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칠레전을 준비하면서 흥민이 형 밑에서 많이 움직이면서 도와주라고 지시하셨다. 흥민이 형이 스트라이커로 뛰었지만 공을 받는 스타일이어서 나왔을 때에는 공간으로 많이 뛰라고 했다"고 보탰다.
벤투호에는 정우영이 둘이다. 10살 위인 베테랑 미드필더 정우영(33·알 사드)과 동명이인이다.
동료들은 뭐라고 부를까. 정우영은 "우형이 형은 그냥 부른다. 저에게는 '작은 정우영'이나 '작우영(작은 정우영)'이라고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벤투호는 10일 파라과이, 14일 이집트와 평가전을 치른다.
정우영은 "2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경기 안에서 개인적으로 보완할 점과 팀이 보완할 점을 잘 생각해서 많이 소통하며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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