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자포리자시 노리고있어"…중부도 위험해져

기사등록 2022/06/07 22:29:59 최종수정 2022/06/08 08:11:41

돈바스의 서쪽 인접주 주도로 드니프로강에 접해

러시아 점령지에서 탈출하거나 철수한 피난민이 집결하는 자포리자시 정류장의 4월 말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러시아가 자포리자시를 노리고 있다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7일 새벽 정기연설에서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일) 두 번째 전선 시찰에 나서 수도 키이우서 300㎞ 떨어진 자포리자시 시본부를 방문했다. 이어 러시아군과 치열한 전투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 도네츠크주의 바크무트와 루한스크주의 리시찬스크 군진지를 찾아갔다.

이날 담화서 대통령은 우크라 군이 세베로도네츠크시 전투를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시의 80%를 러시아군에게 빼앗겼다가 역공해 50% 가까이 차지했으나 다시 러시아군에 밀리는 중에 나온 발언이었다.

묘하게 젤렌스키는 이런 희망 섞인 국민 위무 발언 직후에 "러시아가 자포리자를 점령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가슴 떨리는 경고를 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자포리자시가 주도인 자포리자주를 60% 정도 점령하고 있으나 주도는 우크라 통제에 있다. 돈바스 지방의 바로 서쪽 인접주인 자포리자주의 핵심인 자포리자시가 러시아 손에 들어갈 경우 돈바스와 드니프로강 사이의 중동부 땅도 러시아 차지가 된다.   

침공전 초기 크름반도에서 올라온 러시아군이 헤르손주의 헤르손시를 함락시키고 이어 북동진해 드니프로 강변의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을 손에 넣어면서 자포리자가 뉴스에 올랐다. 

지금도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이 원전은 자포리자시 바로 아래인 에네르호다르시에 있다. 강 동안에 있는 자포리자시는 이후 마리우폴을 비롯한 여러 러시아 포위 및 점령지에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 사람들의 집결지로 이름을 알렸다.

마리우폴에서 러시아로 10만 명, 자포리자시로 10만 명 정도가 철수 피난했다. 마리우폴 시민이 자포리자시로 피난 나오려면 자포리자주의 남반부를 모두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군의 심사와 허락을 얻어야 한다. 마리우폴에서 북서쪽 자포리자시까지는 240㎞로 평시에는 네다섯 시간이면 갈 수 있었지만 이런 검문을 열 번 넘게 거쳐야 해 출발한 지 이틀 넘어서야 자포리자시에 도착하기 일쑤였다.

마리우폴 철수에 성공한 시민들이 지나갔던 베르디안스크 및 서쪽 헤르손주와 가까운 멜리토폴도 모두 러시아 수중에 들어간 자포리자주 도시다.

자포리자주 북쪽으로는 드니프로 강변의 수도 키이우와 한결 가까운 드니프로페트로브스키주가 있고 이 주 동쪽으로 하르키우주가 소재한다, 하르키우주도 30%는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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