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리는 하늘길]③변수는 있다…'원숭이두창·고유가' 발목 잡나

기사등록 2022/06/06 14:41:00 최종수정 2022/06/06 14:44:41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원숭이두창’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항공업계가 다시 긴장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고유가 사태도 몇달 동안 이어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점도 실적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공업계는 원숭이두창 확산으로 하늘길이 다시 닫힐까 우려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두창(천연두)과 유사하지만, 전염성과 중증도는 낮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체액 등 밀접한 신체접촉이 주요 감염경로다. 드물지만 감염자의 비말(침방울)로도 감염될 수 있다. 발열과 수포 등 발진 증상이 나타나며 2~4주 뒤 대부분 호전된다.

지난 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550건 이상으로 확인됐다. 현재 영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등 유럽 9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스위스, 이스라엘까지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확인됐다. 올해 아프리카 5개 국가에서 원숭이두창으로 약 7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사례는 없다. 하지만 언제 코로나19처럼 대규모로 유행될 지 몰라 항공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으로 국내 유입 가능성 높아지면서 방역 긴장감을 더욱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입국자 발열을 체크하거나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는 등 감시를 강화했다.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동급인 법정 감염병 2급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지정을 위해 고시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별다른 정부 지침은 없어 운항 스케줄을 변동 없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여행 심리가 위축될까봐 걱정된다"며 "확산세가 강해지거나 국내에서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고유가 흐름 또한 여전한 악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항공유 가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전체 영업이익중 30%를 유류비로 지출한다.

고유가 부담은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이어져 항공권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이번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달보다 2단계 오른 19단계가 적용된다.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3만7700~29만3800원이 부과되는데 이는 거리 비례구간제가 도입된 지난 2016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흐름이 지속된다면 실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항공권 가격이 계속 오르면 여객 회복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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