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추가 할당 여파…LGU+ '5G 속도' SKT 추월 가능할까

기사등록 2022/06/04 08:30:00 최종수정 2022/06/04 08:37:42

7월, 20㎒폭 경매…LGU+ 가져가면 SKT·KT와 보유량 같아져

LGU+ 사용 외산장비 성능 우수…SKT·KT 속도 앞설 가능성도

SKT·KT 성능 향상된 장비 투자…격차 유지 노력 계속

주파수 사용 시점 11월1일…연말 통신품질 평가 영향 제한적

[서울=뉴시스]권준혁 LG유플러스 네트워크 부문장(가운데)이 강원도 동해시 어달동 산불피해 현장을 방문해 화재가 났던 기지국, 중계기 등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가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확정하면서 이통3사의 5G 품질 순위 변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에는 LG유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주파수 보유량이 적어 품질이 뒤처졌는데, 이번 추가 할당을 통해 주파수를 확보하면 보유량이 같아져 3사의 망 설계 능력과 이용하는 장비 성능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주파수 3.4~3.42㎓(기가헤르츠)대역 20㎒(메가헤르츠)폭에 대한 할당이 오는 7월 경매를 통해 추진된다.

과기정통부는 먼저 ‘다중라운드 오름입찰방식’으로 50라운드까지 경매를 진행하고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으면 ‘밀봉입찰방식’으로 결정하는 혼합방식을 적용한다. 만약 1개 사업자가 단독입찰하면 전파법 제11조제1항에 따라 심사를 통한 정부산정 대가 할당으로 전환한다.

과기정통부는 7월4일까지 할당 신청을 접수하고, 신청법인을 대상으로 적격여부 심사를 거쳐 7월 중 대상 법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주파수 이용기간은 주파수 할당일인 11월1일부터 기존에 5G 주파수의 이용종료 시점인 2028년 11월30일까지다.
[서울=뉴시스] 과기정통부가 추가 할당하는 5G 주파수가 LG유플러스에 인접해 있어 이통3사마다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르다. (사진=KISDI 제공) 2022.6.3 *재판매 및 DB 금지


경매 참여는 이통3사 모두 가능하지만 주파수가 부족한 LG유플러스의 단독 참여가 유력시된다. 이번 할당 대역이 LG유플러스가 사용 중인 주파수와 인접해 있어서다. LG유플러스는 별도의 투자 없이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이 주파수 대역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첫 5G 경매 당시 이 주파수 추가확보를 염두에 두고 경쟁사보다 20㎒폭 적은 80㎒폭만 가져갔다.

SK텔레콤, KT도 원칙적으로는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주파수를 받아봐야 실익이 크지 않다. 기존 서비스하던 5G 주파수 대역과 떨어져 있어 양사가 이를 사용하려면 기지국을 추가 구축해야 한다. 이에 더해 주파수집성기술(CA)을 적용해야 하는 등의 별도 투자가 필요하다.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LG유플러스가 경매의 최종 승자가 되면 3사의 5G 주파수 보유량은 100㎒폭으로 동일해진다. 이에 따른 5G 속도는 이론상 25% 더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서비스 속도는 기지국 성능에 주파수량이 비례해 빨라진다.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5G 다운로드 속도 평균(서울 기준)은 816.78Mbps다. 이는 LTE 혼용한 비단독모드(NSA)로 LTE 평균 속도 130.74Mbps를 제외하면 686.04Mbps를 순수 5G 속도로 추정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SK텔레콤과 KT의 5G 속도를 계산하면 SK텔레콤은 948.91Mbps에서 219.33Mbps를 뺀 729.58Mbps, KT는 819.26Mbps에서 164.62Mbps를 뺀 654.64Mbp다. SK텔레콤이 제일 빠르고 다음으로 KT, LG유플러스 순이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 주파수 폭이 20㎒ 증가하면 속도는 857.55Mbps로 빨라진다. 주파수 대역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품질 1위 탈환도 가능하다.  다만 이는 장비 등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가정하고 단순히 속도만 계산한 것으로 실제 측정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이번 주파수 할당을 반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가 주파수 추가 할당을 통해 속도를 높이면 자칫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서울·수도권 지역에 외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데, SK텔레콤과 KT가 같은 지역에서 사용하는 국산 장비보다 성능이 좋아 유리하다. 국산 장비는 아직 32TR이지만 외산 장비는 64TR을 지원한다. 이는 안테나 개수 등의 차이로 숫자가 클 수록 성능이 높다.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가져가더라도 판도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성능이 향상된 장비를 계속 도입하고 있어 주파수 할당 시점이 되면 격차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LG유플러스 역시 외산 64TR 장비를 사용하지만 32TR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어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파수 할당 시기와 품질 조사 완료 시점이 한 달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반영되는 비중이 적다는 이유다.

정창림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품질평가는 5월부터 시작해 11월까지 진행하고 이후 한 달가량의 분석 기간을 거쳐 12월 말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며 "주파수를 할당받으면 11월1일부터 쓸 수 있기 때문에 올해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가 품질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LG유플러스가 주파수를 할당 받더라도 따라집히지 않기 위해 장비 투자 등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또한 주파수 보유량이 같고 장비 성능이 비슷하더라도 망 설계 능력에 따라 품질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서울·수도권 지역에 64TR을 적극 활용하는 등 투자를 집중하면 순서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가 이번 주파수 할당을 결정한 데에는 이같이 이통3사간 투자 경쟁을 유도, 소비자 편익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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