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동부에 서식하는 일각돌고래의 개체수 급감
과학자 "고래 멸종을 막기 위해 사냥 제한 필요"
사냥꾼 "멸종위기 아냐…지역 사회 문화 존중 필요"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그린란드에서 일각돌고래는 지역 주민들의 별미이자 사냥꾼들의 주 수입원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그린란드 동부에 서식하는 고래의 멸종을 막기 위해 사냥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지 사냥꾼들과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사냥꾼들은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바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무시한다고 비난한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그린란드 정부가 처음으로 일각돌고래 사냥 할당제를 도입한 것은 2004년이다.
하지만 그린란드 천연자원연구소는 사냥 제한에도 불구하고 일각돌고래의 개체수는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일각돌고래의 주요 사냥지인 그린란드 이토코르토르미우트를 2008년에 조사했을 땐 약 1900마리가 서식하고 있었으나, 2016년 조사에선 약 400마리로 집계됐다.
일각돌고래는 북극해에서 주로 발견되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2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 동물로 현재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뿐만 아니라 배의 소음 공해, 그리고 녹아내리는 빙하로 그들의 서식지와 먹이를 잃고 있다.
지난해 3월 과학자들은 "일각돌고래가 개체수를 유지할 만큼 번식 속도가 빠르지 않다"며 이 지역에서 사냥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냥꾼들은 "과학자들의 조사가 잘못됐다"며 "지역 어르신들은 과거보다 현재 고래가 더 많다고 할 만큼 일각돌고래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지역 사람들에게 일각돌고래는 문화적이나 영양상으로 매우 중요한 존재"라며 "과학자들이 지역사회와 협력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학자들 대부분은 그린란드 출신이 아니기때문에 현지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며 "두 집단이 동등하게 존중된다면 우리는 과학자들과 협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란드 출신 과학자인 하웁트만은 "이 갈등의 근원은 과학자들이 사냥꾼들의 전통적인 지식을 이해하지 못한 데 있다"며 "사냥꾼들에겐 과학을 이해하게 하면서도 과학자들은 사냥꾼의 삶과 지식, 그들의 경험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린란드 국회는 이 지역에서 일각돌고래 개체수 재조사를 승인했다. 오는 여름에 이뤄질 재조사에는 사냥꾼들도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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