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세계 최강 브라질에 1-5 완패
부상으로 빠진 김민재 부재 속 수비 라인 구멍 드러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5로 완패했다.
1년 만에 골 침묵을 깬 황의조(보르도)의 득점으로 한 때 1-1 균형을 이뤘으나, 이후 수비 라인이 붕괴하면서 참패를 막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인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확인할 무대였다.
하지만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에서 단 3실점에 그쳤던 벤투호의 짠물 수비는 세계 최강 브라질의 막강 화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결과론적이지만, 김민재의 빈자리가 컸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이번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 그동안 대체 선수로 사실상 3번째 센터백을 소화했던 박지수(김천)도 햄스트링을 다쳐 빠졌다.
김영권(울산)을 제외한 핵심 수비수 2명이 이탈하자 벤투호는 정승현(김천)과 조유민(대전)을 발탁했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중앙 센터백 조합으로 오른발과 왼발잡이를 함께 꾸려왔는데, 왼발을 주로 쓰는 중앙 수비수가 동시에 나온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정승현과 조유민이 오른발잡이지만, 둘 다 벤투호에서 선발로 뛴 경험이 적어 브라질전엔 낙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럽 무대에서도 뒤지지 않는 피지컬을 갖춘 김민재의 부재로 한국은 브라질을 거세게 몰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영권과 권경원 모두 경험이 풍부한 수비수지만, 김민재처럼 적극적으로 경합하기보단 영리하게 공을 차단하는 스타일에 가깝다.
브라질전 완패는 대표팀에서 김민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낀 경기였다.
벤투 감독도 경기 후 "중요한 선수(김민재)가 없어 문제가 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 황인범(서울), 정우영(알사드) 등 다른 주축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팀의 척추를 맡아온 선수의 부재는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불안 요소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신태용 감독이 대회를 앞두고 김민재를 비롯해 권창훈(김천), 김진수(전북) 등을 부상으로 잃어 전력 손실이 매우 컸었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부상 변수는 막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카타르월드컵까진 약 5개월이 남았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진 아무도 모른다. 대체 방안은 많을수록 좋다.
한편 벤투호는 오는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평가전을 치른다. 10일엔 파라과이(수원월드컵경기장), 14일 이집트(서울월드컵경기장)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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