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시리즈C' 투자유치 불발 위기…앞으로 변수는?

기사등록 2022/05/30 16:52:42

'꼼수 할인' 논란 이후 고객이탈 가속화…기업가치 놓고 투자자들 이견

재무적 투자자, 줄줄이 투자 계획 접어

발란 측은 "투자유치 전혀 문제 없다"는 입장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명품 플랫폼 발란이 '꼼수 할인'과 '과도한 반품비' 논란 등에 휘말리며 고객들이 속속 등을 돌리자 재무적 투자자들(FI)이 투자 계획을 상당수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은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만약 이 투자 유치가 불발될 경우 앞으로 상당 기간 투자 유치가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1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위해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데 당초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해 사모펀드(PEF) 다수가 재무적 투자자로 시리즈 C 투자에 합류 예정이었다. 기존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다올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발란의 유튜브 네고왕 '꼼수 할인'이 드러나고, 과도한 반품비에 개인정보 유출 건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며  고객이 대거 이탈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발란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 과정에서 발란과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투자자들은 줄줄이 투자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이 이번 시리즈 C 투자 유치에서 기업가치 8000억원 평가를 원했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이보다 훨씬 낮은 1500억원~2000억원을 적정 수준으로 평가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발란 이용자 수가 급격히 줄고 있고, 브랜드 이미지도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반영한 기업가치 재평가가 바람직하다"며 "일부 재무적 투자자들은 발란이 기대하는 수준의 4분의 1 정도로 기업 가치를 평가해 투자 유치 논의를 벌였지만 발란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발란은 만약 시리즈 C 투자 유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면 자칫 경영난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광고에 쏟아붓는 발란 입장에선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아야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며 "만약 이번 투자 유치가 불발되면 일정 시점 이후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발란은 지난해 매출액 522억원을 올렸는데 영업손실은 186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영업손실은 1년 전과 비교해 3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발란은 올해도 TV 광고에 집중하며 광고선전비 집행이 이어지고 있어, 지난해보다 영업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발란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만 191억원을 썼고, 지난해 말 기준 재무제표에 남아 있는 현금성 자산은 212억원 정도다.

발란 측은 이에 대해 부정적 이슈에도 불구, 현재 투자 유치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발란 관계자는 "현재 투자 유치는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원활하게 수순을 밟고 있다"며 "관련 진행 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순 없지만 B2C라는 사업 구조 상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보다는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란의 이번 논란은 최형록 대표가 지난달 말 유튜브 채널 '네고왕' 방송 출연해 17%라는 파격적인 할인을 약속하면서 불거졌다. 방송 후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 직전에 제품 가격을 대폭 올려, 사실상 할인 효과는 없고 제품만 많이 팔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객들은 이 같은 발란 측 행태에 강하게 반발했고, 지난 3~4월에는 해킹으로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벌어지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처럼 내우외환이 잇따르며 발란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으로 임직원들 퇴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최고사업책임자(CBO)를 비롯한 법무책임자와 마케팅 본부장 등이 발란을 떠났고, 홍보를 담당하던 커뮤니케이션팀도 팀원들 대부분이 퇴사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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